'불투명한 전망' 10대 건설사 분양물량 소폭 줄여범 현대가 3사 "공격 앞으로"… 지난해보다 물량↑
  • ▲ 최근 완판에 성공한 '동탄2신도시 금호어울림 레이크 2차' 견본주택 내. ⓒ금호산업
    ▲ 최근 완판에 성공한 '동탄2신도시 금호어울림 레이크 2차' 견본주택 내. ⓒ금호산업


    지난해 신규아파트 분양시장은 사상 최대 1순위 청약자가 몰리며 활황세를 보였다. 일반분양 물량만 29만여가구에 달한 가운데 대우건설이 업계 최다물량을 공급, 지난해에도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올해는 업계 전반적으로 물량을 소폭 줄일 것으로 보인다. 각종 악재로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지난해 신규분양 물량은 모두 16만5993가구로, 이중 대우건설이 2만8666가구를 공급해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물량을 내놓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GS건설 2만7215가구 △대림산업 2만3921가구 △현대건설 1만7278가구 △롯데건설 1만6398가구 △포스코건설 1만6079가구 △삼성물산 1만500가구 △현대산업개발 1만165가구 △SK건설 8501가구 △현대엔지니어링 7270가구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초만 해도 과잉공급 우려와 미국발 금리인상, 정부의 담보대출 규제 악재 등이 한데 뒤섞여 우려가 컸지만 분양시장은 오히려 순풍을 이어갔다.

    실제로 지난해 1순위 청약자 수는 사상 최대치인 총 418만794명으로, 2015년 391만1499명에 비해 26만9295명(6.44%) 증가했다. 여기에 일반공급 물량이 감소(35만6402→29만8602가구, -16.2%)하면서 1순위 청약경쟁률도 평균 10.9대 1에서 14.0대 1로 한층 더 치열해졌다.

    특히 단지별 청약경쟁률 집계 결과를 보면 상위 10개 단지 중 절반이 넘는 7개 단지가 10대 건설사 물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률이 높은 50개 단지로 범위를 확대하면 절반에 가까운 22개 단지가 10대 건설사 브랜드 단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서 리얼투데이 팀장은 "10대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는 건설사 타이틀만으로도 높은 인지도와 신뢰도를 갖고 있는데다 대체로 뛰어난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안전성과 제품성도 잘 갖춰 수요자들에게 높은 선호도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인지도를 바탕으로 지역 내 랜드마크 단지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높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 역시 10대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를 선택하는 배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부동산시장은 미국발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여파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 등으로 전망이 부정적이지만, 10대 건설사 분양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소폭 줄어드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10대 건설사 분양계획을 분석한 결과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7422가구(4.47%) 줄어든 총 15만8571가구를 선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SK건설이 지난해보다 52.1% 줄인 4071가구를 계획하며,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한 가운데 △대림산업(1만5309가구) -36.0% △삼성물산(9017가구) -14.1% △포스코건설(1만4527가구) -9.65% △롯데건설(1만5220가구) -7.18% △GS건설(2만5897가구) -4.84% △대우건설(2만7612가구) -3.67% 순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반해 범현대가인 현대건설(2만852가구), 현대산업개발(1만8446가구), 현대ENG(7620가구) 3개사는 지난해보다 각각 1.20배, 1.81배, 1.04배 늘어난 물량을 계획했다. 위기를 정면돌파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분양 예정물량들이 계획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사상 최대 입주물량이 쏟아질 예정인데다 투기수요를 겨냥한 11·3대책 영향이 적지 않고, 잔금대출 규제도 본격적으로 실시된 만큼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국내 대출금리 역시 연쇄적인 상승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 침체와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 11·3대책 이후 불확실성 확산 등 악재로 부동산시장 전망이 어두운 만큼 지난해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했다"며 "다른 건설사들 역시 자체사업이나 도급사업들 하더라도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불황에 대한 리스크를 낮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시행 전 분양을 하기 위해서는 대형사 대부분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공급할 계획을 세웠으나,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동될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한편, 2년 연속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을 상회하며 분양시장의 '핫 플레이스'로 꼽힌 서울, 부산, 대구의 경우 올해도 분양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1만6237가구에서 2만4858가구로, 부산은 1만7409가구에서 3만1959가구로, 대구는 7373가구에서 9516가구로 분양 물량이 늘어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