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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이미 주식시장에선 두 회사의 격돌을 예상했는지 벌써부터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주식가치는 주당 4만7200원, 신한금융지주는 4만6250원으로 마감됐다.
두 회사는 모두 이틀 전부터 3영업일 연속 상승세를 그리며 엎치락 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KB금융지주는 25일 주당 4만6300원으로 신한금융지주(4만5800원, 25일 기준)를 앞지르며 은행주 선두를 탈환했다.
KB금융 주가가 신한지주를 넘어선 건 지난 2012년 12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시가총액에선 신한금융지주가 현재까지 약 21조9318억원으로 2조원 가량 앞서 있다.
이는 신한지주가 주식 유통물량 부문에서 약 5000만주 더 많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두 회사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자연스럽게 서로 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금융시장은 호재보다 악재가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업계 라이벌 회사가 경쟁을 하게 되면 투자 가치는 올라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KB금융과 신한금융, 두 회사 모두 2016년 영업실적으로 약 2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KB금융은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군살을 빼며 비용절감에 성공했고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보험, 증권사 인수에 성공하며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와 함께 베트남, 일본 등 해외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아직 순이익 측면에서 신한지주가 KB금융보다 약 7000억원 앞서고 있지만 사실상 가시거리에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약점을 보완하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국내 최대 지점망을 보유한 KB금융지주가 계열사와의 연계 영업을 어떻게 구사하느냐, 신한금융은 해외 수익비중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에 따라 올해 리딩뱅크 자리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 회사의 상승 구도 속에 시가총액 순위도 변화될 조짐이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각각 시총 10위, 11위를 나란히 달리고 있다. 신한금융은 시총 9위 삼성생명과 약 700억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시총 상위권 단골손님인 아모레퍼시픽은 두 회사의 선전 속에 시총 13위로 밀리는 굴욕을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