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회의 유치에 연간 수백억… 실효성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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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의 '아시아 유럽정상회의(ASEM) 경제장관회의' 개최 후보지였던 송도컨벤시아 (자료사진) ⓒ 연합뉴스
각종 국제회의와 국제기구 유치를 통해 글로벌 도시로 거듭나려는 인천시의 노력이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최근 인천시는 오는 9월 열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경제장관회의' 유치에 실패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심사 결과에 따라 9월 21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ASEM회의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시는 회의 유치를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부시장급이 지휘하는 테스크포스(TF)팀을 꾸리는 등 총력을 다했다. 시는 인천공항과 가까우며 국제기구와 고급 호텔이 몰려있는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컨벤시아를 개최 장소로 제시했다.
시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등 기대를 모았지만 인천의 꿈은 결국 좌절됐다. 발표 후에는 선정 과정에서 주거환경과 시설기준, 지자체 역량 등을 심사할 현장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서울을 개최지로 정해두고 공모를 진행했다는 의혹까지 일었다.
앞서 시가 시도했던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Olympic Council of Asia) 본부 유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 쿠웨이트 정부와 국제 올림픽 위원회의 갈등으로 인해 이전을 추진하는 OCA 본부 유치에 힘써왔다.
OCA는 4년 주기의 하계·동계 아시안게임, 청소년아시안게임과 2년 주기의 실내 아시아경기대회, 아시안 비치게임의 개최 도시를 결정하고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기구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OCA 총회에서 카타르 도하와 인천시가 유력 후보지로로 거론됐지만 쿠웨이트 정부와 OCA 회장 간 소송문제로 유치 사업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시는 OCA 본부 유치 시 연간 75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재로서는 유치가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시가 국제기구, 회의 유치에 따른 효과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실적 쌓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부채로 인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인천시가 연간 백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자하는 만큼 국제기구 유치의 실효성 검토 과정에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천발전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시는 국제기구 유치 목표와 전략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는 국제기구 유치 사업 초기 당시 시의 기반시설을 활용하려는 기구 측의 제안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국제기구 유치를 위한 제도적,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고 관리 규정과 심의기관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