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위, 사업자 선정방식 변경 등 3월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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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 면세점을 찾은 여행객들 (자료사진) ⓒ 연합뉴스
11월 개항을 앞둔 인천공항 제2 여객터미널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권을 두고 인천공항공사와 관세청의 입장차가 여전하다.
지난 30일 천홍욱 관세청장은 "제2 여객터미널 면세점 문제 해결을 위해 공항공사와 빠른 시일 내에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갈등의 핵심인 면세점 특허 심사 과정에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맞서 공항공사도 공사차원의 면세 사업자 선정 후 관세청 승인을 받는 현행을 유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관세청은 오는 3일 시행될 관세법 시행령을 통해 면세 사업자 선정 방식 변경, 독과점 사업자 특허 심사 감점 제도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관세청은 특정 대기업의 면세시장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과점 사업자 감점 제도 등을 시행령에 담았다. 관세청은 제2 여객터미널 면세 사업자 선정 시 사회공헌도, 중소기업 제품 판매실적 등도 함께 따질 계획이다.
이에 공항공사는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를 공사가 단독으로 선정하고 이를 관세청이 추가 승인하는 현행을 유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관세청 주도의 사업자 입찰 시 임대료 평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져 공항 이용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공사는 터미널 개장 지연, 현행 관세법의 미비함도 이유로 들어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관세법에 따르면 면세 사업자 입찰 시 사회 공헌도,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도를 평가하게 돼 있다. 현행 관세법대로 관세청이 사업자 입찰을 진행하면 외국 면세업자는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오는 3일 관세법 시행령의 시행을 앞두고 관세청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청의 계획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가 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중요규제'로 분류해 추가 검토를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규제개혁위원회는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추가 검토를 진행해 올 3월 중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양 기관의 협상 차질로 사업자 입찰도 내지 못한 상황에서 시행령 개정까지 늦춰지자 제2 여객터미널이 면세점 없이 개장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올 10월까지 개장을 마치려면 늦어도 4월까지 사업자 선정을 마쳐야 한다"면서 "내년 2월 중 평창올림픽에 대비해 공항 시설을 정비해야 하는데 제2 여객터미널이 면세점도 없이 졸속 추진된 곳이라는 인상을 받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관세청 관계자는 "특허공고가 조금 늦어질 수 있지만 사전 업체 측과 조율로 충분한 준비가 이뤄진다면 제2 여객터미널 면세점 개장일을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18일 양 기관은 협상을 위해 천홍욱 관세청장과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 간 면담을 진행했다. 다음 날인 19일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국토교통부, 관세청, 인천공항공사 등 4개 기관이 동석한 실무협의를 재차 가졌지만 협상에 실패했다. 양 기관은 규제개혁위원회의 관세법 시행령 검토 결과에 맞춰 추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인천공항 제2 터미널은 급증하는 이용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 신설하는 여객동으로 전체면적 38만㎡(약 11만5000평)에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된다. 이 중 1만80㎡의 공간에 각종 식음료 사업 공간, 대기업·중소·중견기업의 면세점이 들어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