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새수익모델 점지사업시간 단축·공사비 절감 가능

  • 신탁사들이 부동산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본업인 신탁사업 뿐만 아니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산신탁(한자신)과 한국토지신탁(한토신) 등은 재건축·재개발 신탁사업을 새로운 수익모델로 정하고 다양한 전략을 구상 중이다.

    최근 신탁사들은 건설사 재건축 수주담당 출신들로 인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주요 재건축 단지 입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 활동에 나서고 있다.

    ◇신탁 방식 재건축. 비리 차단해 수익성 확보

    '신탁방식 재건축'은 전체 소유주 가운데 75% 이상 동의를 받은 신탁사가 시행자로 나서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시행으로 신탁사도 재건축사업 단독시행사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신탁사가 내세우는 강점은 △빠른 사업속도 △경제성 △투명성 등이다. 일반적인 재건축사업은 안전진단·정비구역지정·추진위원회 구성· 조합설립인가·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계획인가 절차를 거친다.

    반면 신탁사 재건축은 추진위원회·조합설립 의무가 없어 사업추진 속도가 빠르다. 결국 전체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실제 서울 용산구 한성아파트는 최근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성아파트 토지 등 소유자들은 지난해 9월 코리아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선정하고 시공사 선정을 준비 중이다. 서초구 신반포궁전도 지난해 10월 신탁방식 재건축사업 설명회를 진행했다.

    해당 아파트 관계자는 "사업 지체 원인인 조합원 비리 등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이 신탁 방식 장점"이라며 "주민들이 신탁사에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고 사업을 일괄적으로 맡기면 일반적인 재건축 방식과 비교해 사업은 투명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단지와 건설업계도 신탁사의 부동산시장 진입을 반기고 있는 분위기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신탁사가 사업자로 나서게 되면 조합 설립 없이 시공사 선정과 건축 심의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며 "시공사는 중도금 대출을 받지 않아도 돼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한자신·한토신·코람코 등 재건축시장 진출

    지난해 11개 신탁사 신규수주 총액은 1조865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26.5% 증가한 수준이다. 신탁사별 수주현황을 보면 한자신은 여의도시범아파트에 이어 서울 방배 7구역 시행사로 선정됐다. 부산에선 명륜2구역 단독주택재건축사업과 동대신1구역 주택재건축사업에서 우선협상자로 지정됐다.

    한토신은 대전 용운주공아파트와 인천 부개3구역 등을 따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안양 성광·호계·신라아파트와 인천동구 솜림5구역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 코리아신탁은 서울 용산구 한성아파트와 안양 진흥·로얄 아파트 단독시행자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선 올해 재건축시장에서 신탁사들의 경쟁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서울시 재건축 최대어인 명일삼익그린맨션2차 신탁 사업권을 놓고 한자신과 한토신이 맞붙을 전망이다. 사업설명회는 오는 14일 개최된다.

    삼익그린맨션2차 아파트는 1983년 12월 입주한 최고 15층·총 18개동 2400가구 규모다. 주변 중·소형단지 아파트 중 가장 큰 규모다. 교육여건으로는 고명초·명원초·배재중·배재고 등이 인근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탁사들이 재건축 수주를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면서 "신탁 재건축방식은 입주민과 건설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