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보다 비싼 원료 가격 부담 가중…스프레드 축소 피할 수 없어미국 SBR 반덤핑관세도 무시할 수 없는 '걱정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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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합성고무 생산업체인 금호석유화학이 부타디엔(butadiene) 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margin)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반덤핑관세(anti-dumping duties) 예비판정에 따른 추가 피해까지 발생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26일 금호석유화학은 주력으로 생산하는 합성고무의 한 종류인 SBR(styrene butadiene rubber)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원료인 스티렌(styrene)과 부타디엔(butadiene) 가격이 더 많이 올라 스프레드(원료와 제품이 가격 차이) 축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에 집계된 스티렌 가격은 t당 1400달러, 부타디엔 가격은 t당 3000달러고 SBR 가격은 t당 2390달러다. 스티렌과 부타디엔을 3대7로 중합해 생산하는 SBR이 원료인 스테렌과 부타디엔의 가격 합보다 저렴한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연산 23만7천t의 부타디엔을 생산하고 있어 SBR을 만드는데 필요한 부타디엔을 전량 구매하고 있지 않지만 연산 36만t의 SBR을 생산하고 있어 매년 20만t 이상 부타디엔을 외부에서 구매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부타디엔 가격 급등이 반갑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거대한 구매력을 가진 중국이 아시아 역내 부타디엔을 수입하면서 공급이 부족해져 우리 입장에서는 필요한 부타디엔 물량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성고무의 한 종류인 SBR은 타이어(tyre) 제조에 주로 사용된다. 합성고무 가격 상승에 따라 최근 타이어 제조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타이어 제조에 사용되는 합성고무의 가격도 상승했지만 천연고무의 가격도 최근 t당 2797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이상 올랐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관세 예비판정에 따른 피해도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의 지배적인 예측이지만 일각에서는 피해가 없지는 않은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한국에서 수입하는 SBR에 반덤핑관세 예비판정을 내렸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30%를 SBR을 통해 기록했고 미국 수출 비중은 1.5% 수준이었다.
아시아 중심으로 수출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은 미국의 반덤핑관세 예비판정이 직접적인 불이익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표했지만 업계 일부 전문가들은 북미에 수출될 SBR이 아시아 역내에 공급되면서 가격이 하락해 마진 감소가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상무부가 내린 예비판정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44.3%의 반덤핑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최종 판정이 나올때까지 예비판정에 따른 관세를 내고 최종 관세율이 확정되면 냈던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반덩핑관세는 부당하게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수출해 수입국 사업자들이 피해를 봤을때 수출국에 관세를 부과해 부당가격에 대해 응징하는 제도다. 미국의 합성고무 사업자들이 미국 상무부에 한국산 SBR에 대한 덤핑 의혹을 제기하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현재 피해를 조사하고 있고 상무부는 조만간 최종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