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추위, 29일 면접대상자 선별… 현 행장 연임설 고개수협, 부적격 후보 주총서 반대… 낙하산 인사 저지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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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행의 사령탑 인선이 점입가경이다. 낙하산 인사설에 재공모가 진행 중인 가운데 급기야 수협중앙회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나섰다.
최악에는 독립 수협은행 출범과 함께 은행장 공백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28일 Sh수협은행 등에 따르면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가 이날까지 이틀간 지원자를 대상으로 자격심사를 벌여 29일 면접대상자를 추릴 예정이다.
31일 오전 면접을 본 후 이견이 없다면 오후에는 최종 행장 후보자를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4일 마감한 은행장 재공모에는 1차 공모 지원자 4명과 신규 응모자 7명 등 총 11명이 도전장을 던졌다.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이원태 행장도 이번에는 연임에 도전했다.
현재로서는 이 행장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강명석 수협은행 감사는 이번에도 내부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지원했다. 하지만 1차 공모에서 정부 측 추천위원들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는 게 뼈아프다.
정부 측 위원은 1차 공모에서 변화가 필요한 수협은행에 내부 출신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행 내규에는 행추위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은행장 후보를 뽑게 돼 있다. 4명 이상의 지지가 있어야 하는 구조다. 행추위는 정부 측 추천위원 3명과 수협 추천위원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절충이 없으면 인선작업은 공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와 수협 측 추천위원이 대립하면 어부지리로 이 행장이 연임할 수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 있게 들렸다.
그러나 수협에서 행추위의 추천 후보가 입맛에 맞지 않으면 주주총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비쳐 파문이 확산할 전망이다.
김 회장은 행추위에서 적격한 후보를 추천하지 않으면 선임을 반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장 인선 과정을 보면 행추위가 최종 후보를 선출하면 수협은행이 주주총회를 열어 후보자를 승인하게 된다.
문제는 수협중앙회가 수협은행의 단일주주라는 점이다. 수협 내규에는 수협은행장을 인선할 때 이사회 승인을 받게 돼 있다.
수협 이사회는 중앙회장과 지도경제사업대표이사를 포함해 총 22명 이내로 구성한다. 이사 대부분은 회원 조합장이다. 수협의 거부권 행사가 엄포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김 회장이 수차례 관리형 행장보다 전문경영인을 원한다고 밝혔던 만큼 행추위가 제3의 대안으로 이 행장 연임 카드를 내도 현재의 분위기라면 수협 이사회가 이를 거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협중앙회가 이사회 의결을 통해 수협은행 주주총회에서 추천 후보 승인을 반대하면 제3차 공모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공모 기간을 고려하면 이 행장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12일까지 새 행장을 선임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최악에는 사업구조개편을 통해 어렵게 주식회사로 독립한 수협은행이 출범 이후 은행장 공백 사태를 맞을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