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정유 4사중 하락 유일현대중공업 어려움으로 공격적 영업 한계 봉착 원인
  • ▲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국내 석유제품 시장에서 매년 점유율 확대를 보여온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 판도변화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휘발유 시장에서 에쓰-오일(S-oil)이 턱밑까지 추격해오면서 3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정유 4사의 내수시장 판매량 기준 경질유 시장점유율은 전년대비 1.1%포인트 증가한 98.5%로 집계됐다.

이는 현대오일뱅크 및 수입정유사들의 점유율 하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유사별로 SK에너지의 점유율은 지난해와 같은 31.4%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어 GS칼텍스는 전년대비 0.8% 확대된 25.6%를, 에쓰오일(S-OIL)은 19.7%로 0.7%포인트 올랐다. 반면 현대오일뱅크의 점유율은 0.4%포인트 하락했다.

수입제품 점유율은 2014년 5.3%에서 2015년 2.6%, 지난해에는 1.5%에 그치는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현대오일뱅크와 수입제품 점유율 하락분을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이 양분한 셈이다.

휘발유 시장에서도 SK에너지의 점유율은 33.7%로 지난해와 비교해 변동이 없었지만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GS칼텍스의 점유율은 전년대비 1.1%포인트 확대된 26.6%를, 에쓰오일은 1.3%포인트 오른 19.4%를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1.4%포인트 줄어든 19.7%를 나타내며 에쓰-오일과 격차는 0.3%에 불과했다. 

경유 시장 점유율 역시 현대오일뱅크만 줄었을 뿐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3사는 모두 소폭 증가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점유율 감소는 지난해 어려움을 겪던 현대중공업 영향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오일뱅크는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내수 비중도 크게 높였다"며 "하지만 지난해 어려운 여건이 이어지다 보니 내수시장 가격 정책 등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사 입장에서 내수시장은 매년 주유소 수가 감소할 만큼 포화상태에 달한데다 수익도 미미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안정적인 물량 공급 및 수익기반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이에 정유사들의 마케팅과 물류비용 절감, 주유소망 확충 등 경쟁은 한층 치열한 상황이다.

에쓰-오일의 경우 내수시장 확대 정책 일환으로 캐릭터 '구도일'을 활용한 마케팅 등 인지도를 높이는데 공을 들이고 있으며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은 지난 2월 사보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주유소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줄 것을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