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현대기아차와 車강판價 협상 두달째 지속철강사, 후판가격 3월부터 인상하려다 조선사 반발로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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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강업계가 수요산업 불황에 속이 타들어 가는 모습이다. 원자재 가격은 오르는데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안절부절 하고 있다.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철강사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수요가들의 첨예한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것. 국내 철강사들은 이같은 상황이 실적 악화로 연결될 지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들은 자동차, 가전, 조선 등 수요업체들과 자동차강판 등 공급 제품 가격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자동차를 포함한 대부분 수요가들과 가격 인상에 마찰을 빚으며 실적 개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자동차 제조사와 가격 협상은 두 달째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현대기아차가 손꼽힌다.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 가격을 올리기 위해 지난 2월부터 현대기아차와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4월 중순이 된 현 시점에도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기아차가 자동차강판 가격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자리잡고 있다. 철강사들 원가 상승분을 고려하면 적어도 톤당 13만원은 올려야 하는데 현대기아차에서 이를 쉽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톤당 8만원 선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에 가능성을 두는 분위기다.   

     

    후판가격 협상 역시 마찬가지다.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사들은 철강사들 후판 가격 인상에 매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은 올해 초부터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사들과 후판 공급가격 협상을 벌이는 중이다. 철강사들은 원료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3월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할 계획이었지만 조선사들 반발로 결국 무산됐다.

     

    이같은 상황은 가전업계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1분기 가격 인상을 받아들인 삼성, LG 등 국내 대표 가전사들은 2분기에 들어서자 철강사들에게 재차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내 철강사들은 1분기 가격 인상을 단행할 때에도 가전사들의 입장을 고려해 원가 상승분을 충분하게 반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2분기 들어 바로 가격 인하를 바라는 가전사들의 행태에 철강사들은 어이 없다는 분위기다.

     

    컬러강판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원가 인상분도 충분하게 반영하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건 상식을 벗어난 행태"라고 지적했다.

     

    자동차, 가전, 조선 등 수요업계가 철강사들의 실적 개선을 이유로 가격 협상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철강사들은 수요업계의 어려움을 자신들에게 전가하는데 대해 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수요업계와 가격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 구조조정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실적 개선을 이유로 원가 상승분조차 반영해 주지 않는 것은 너무하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