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올해 점포 신설 53개 계획·대출수요 많은 신도시 위주우리·신한·하나은행 공격적…접근성 확인된 요충지서 경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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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은행 영업점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가까이 있던 점포는 한 데 묶어 통합하고 임대료가 비싼 1층 대신 2층으로 속속 옮기면서 그야말로 은행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하지만 예외인 곳이 있다. 고객 모시기에 혈투를 벌이며 공격적으로 영업점 신설에 나서고 있는 곳, 수익이 보장된 신도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올해 계획 중인 영업점 신설 개수는 약 5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장소 개설도 포함한 규모다보니 지점 숫자는 은행별로 각각 한자리에 불과할 전망이다.
은행들이 점포 개설에 소극적인 이유는 방문 고객이 전처럼 많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불필요한 영업점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점 다이어트에 돌입한 상황이다.
다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에는 아낌없이 투자해 공격적인 영업 태세를 갖추기로 했다.
실제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오는 6월 위례신도시 내 중앙타워에 나란히 입점해 경쟁을 펼칠 계획이다.
이들은 위례신도시 입주 초창기부터 지점을 운영하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3년 전 위례신도시 분양이 한창 진행될 때 집단대출로 수익을 거두고 주거래 고객을 확보한 뒤 영업점 확장에 발빠르게 나서는 모양새다.
위례신도시는 강남권과 인접한 지역이라 이사철이 되면 전세 수요가 급증하는데 은행들도 덕분에 전세자금대출을 원하는 고객이 몰리면서 영업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주택 구입이나 전세 자금 마련시 비대면보다 창구 거래를 선호해 신도시 내 은행 영업점 방문 고객은 다른 곳보다 훨씬 많은 편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고객 수요가 확실하고 거리 접근성이 좋다고 판단되면 서슴치않고 공격적으로 영업점을 신설 중이다.
오는 6월 우리·신한·하나은행이 새로 지점을 내는 위례중앙타워는 위례신도시 3개 행정구역의 중간 지점에 있는 곳이라 최고의 요충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1층에는 ATM을 설치하고 2층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새 지점을 신설키로 했다.
A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신도시 지점은 대출 수요가 워낙 많아 실적이 보장된 곳으로 꼽힌다"며 "고객이창구에서 대출 상담을 받은 뒤 자산관리를 위한 펀드나 자녀를 위한 금융상품을 추가로 가입하는 경우도 많아 직원 실적 부담도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위례신도시 인근에 위치한 서울 문정법조타운 지역도 은행 간 영업점 개설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3월 초 서울 동부지방법원과 동부지방검찰청이 새 청사로 이주를 마쳤고 법무부 부속시설과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대가 이동하면서 유입 인구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변호사나 법무사 사무실도 속속 들어서고, 약 3만명이 근무할 것으로 기대되는 지식사업센터도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어 은행들도 고객 확보 채비에 서둘러 나선 모양새다.
우리·하나·국민·기업은행 등은 올해 3월 기준으로 모두 문정 법조타운 내 영업점을 마련한 상태다.
특히 신한은행은 동부지방법원과 인근 건물 내 영업점 두 곳을 운영 중인데 이 중 하나를 복합점포인 PWM으로 개설했다.
은행들이 몰려있는 곳에서 리테일 뿐 아니라 자산관리서비스를 활용해 인근 영업점과 차별화를 두고 경쟁력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수익이 나지 않는 지방이나 구도심 쪽 지점들은 없애는 대신 수익을 낼 수 있는 신도시에 포커스를 맞추고 점포를 낼 계획"이라며 "신설하는 지점에는 보험이나 펀드, 자산관리 서비스도 적극 선보이고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