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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노사간 갈등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임금 및 단체협상을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채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과정에서 새정부는 들어섰고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제 문재인 대통령의 친노조 성향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사측의 부담이 더욱 커지는 대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날 오후 제 87차 단체교섭을 진행한다. 지난 4월 20일 86차 교섭을 끝으로 중단된 임단협을 20여일만에 재개하는 것.
노조는 87차 단체교섭을 예고하면서 "교섭타결을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며 5월 안에 교섭을 끝낼 것을 주장했다.
그간 교섭을 지연시켰던 분사·분할, 금속노조 전환에 따른 교섭권자의 책임 문제 등이 해소된 만큼 더 이상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는게 노조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결정권을 쥔 대표자가 직접 교섭에 참여해 줄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87차 교섭이 이날 오후 진행 중인 만큼 어떠한 얘기가 오갔는지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노사가 금일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회사 생존을 위해 사측이 제안한 기본급 20% 반납안을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기본급을 반납해야만 임단협을 타결할 수 있다는 사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사 양측이 임단협을 놓고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지난해 임단협은 창사 이래 최장기간 진행되고 있다. 2016년 임단협은 지난해 5월 10일 처음 시작한 이래 정확히 1년이 지났다. 올해 임단협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지난해와 올해 임단협을 함께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친노조 정책을 예고한 문재인 대통령이 제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돼 노사간 줄다리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는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노조 가입률 확대,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해소 등의 공약은 향후 노조 측 주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노동부장관에 친노동계 인사가 거론되는 것도 노조 입장에서는 호재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통합정부추진위원장은 모 매체와 인터뷰에서 심상정 대표가 고용노동부장관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심 대표는 줄곧 노조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하면서 노조의 힘이 더욱 강해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심 대표가 실제 노동부장관에 임명된다면 향후 교섭에선 노조측 요구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친노조 정책이 현대중공업같은 귀족 노조에 해당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현대중공업 임단협은 기본급 반납을 두고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답이 안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