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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IB와 신용평가사 등이 새정부의 출범이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북한과의 대치 관계를 완화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을 했다.
또 경제적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으로 정권 이양기에 초래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노무라증권은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을 외교 무대에 다시 끌어들이도록 노력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것"이라며 "이런 외교정책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감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는 한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해 2.4%, 내년 1.7%로 전망하며 "새 정부가 재정 지출을 대폭 늘리고 주택 시장을 부양하고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감을 해소한다면 전망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신용평가사 피치 역시 "문 대통령은 북한 측에 더 유화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라 최근 팽팽하던 한반도의 긴장감도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한반도 안보 상황에서 남한의 영향력이 몇 달째 약해지고 있다"며 "구조적·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함에 따라 '세율 인상'과 '기업 지배구조(거버넌스) 개선'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기간에 일자리 만들기와 복지에 34조5000억원을 지출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이 중 6조3000억원은 증세로 재정을 마련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민주당은 국회 300석 중 120석만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진보 성향 정당인 국민의당의 도움을 받아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예상했다.
다만 "건전한 기업 경영전략에 대한 공감대가 넓게 형성돼 있어 지배구조 개선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진보정당 3곳의 의석수를 합쳐도 전체의 56%에 그친 상황이어서 상법 개정의 범위가 최소한에 머물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지난 10일에는 증시에서 긍정적인 심리가 확산되며 코스피가 장중 한때 2300선을 넘어섰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가들이 쌍끌이 매수에 나선 영향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코스피가 1880∼2200 박스권에서 벗어나 올해 최고 2400선도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고 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코스피가 경기 개선과 기업 실적 호전 등 기초체력 개선 등 강한 상승 동력에 시장 지향적인 새 정부출범 기대감까지 겹쳐 상승 탄력이 강화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