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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이 다음주 인도네시아로 출국,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만난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온 대규모 철강 클러스터 조성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권 회장이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어떠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권오준 회장이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PTKP)를 중심으로 한 대단위 철강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음주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로 출국하는 권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PTKP 후속 설비 투자를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철강사랑마라톤대회에 참석한 권오준 회장은 "다다음주(22일주) 콘퍼런스 참석 차 인도네시아로 떠난다"면서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장관들을 만나 PTKP 후속 설비 투자를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8월 인도네시아 국영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PTKS)과 합작해 PTKP를 설립했다. PTKP는 포스코가 70%, 인니 크라카타우스틸이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 12월에 준공된 PTKP는 고로(쇳물) 300만톤, 제강 및 연주 300만톤, 후판 15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슬래브와 후판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손꼽힌다. 따라서 철강 수요 역시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국 내 생산여력은 취약해 수입에 크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PTKS는 지난해 8월 PTKP 부지 내에 150만톤 규모의 열연공장을 착공했다. 자국 내 철강 수요를 대체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와 PTKS의 합작사인 PTKP는 고로 쇳물 300만톤으로 반제품인 슬래브 150만톤, 후판 150만톤을 생산하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로는 부가가치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한 포스코는 열연 및 냉연강판 생산 구축체제를 갖추기 위해 인도네시아 문을 계속해서 두드리고 있다.
포스코는 PTKP 부지에 PTKS의 열연공장 신설을 협조하면서 포스코의 엔지니어링 및 조업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인도네시아 정부에는 PTKP를 중심으로 한 1000만톤 철강 클러스터 조성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클러스터 조성안은 PTKP의 상하공정 추가 투자와 PTKS 하공정 투자를 기본으로 한다.
이 방안은 PTKS의 300만톤 전기로강에 PTKP 전로강 생산 600만톤을 더하고 100만톤의 슬래브를 외부조달해 총 1000만톤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상공정에서는 열간압연제품인 열연강판 850만톤과 후판 150만톤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하공정에서는 PTKP와 PTKS를 합해 총 250만톤의 냉연강판 생산 체제를 갖추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후속설비 투자가 이뤄진다면 포스코는 PTKP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고, 인도네시아는 PTKS의 설비 확충에 따른 내수 공급능력 확대로 수입대체 성과를 거둘 수 있어 양측 모두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PTKP 후속 설비 투자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 역시 인도네시아 문을 두드리면서 냉연설비 등 고부가가치 시장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PTKS는 일본업체들과 합작해 냉연설비 투자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사만 움직이는 우리나라와 달리 자동차 제조사 등 수요사와 함께 움직이는 일본에 비해 투자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PTKP 흑자 전환을 위해 후속 설비 투자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녹록치 않아 보인다"면서도 "권오준 회장이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직접 면담하는 자리가 마련된 만큼 어떠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