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내달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 3개월 연장해 압박금호 "상표권 관련 세부적 협의나 재문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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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소강 상태에 빠졌던 산업은행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타이어 매각 갈등이 재점화됐다. 산업은행은 내달 도래하는 차입금 연장 카드로 박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2시 금호타이어 채권단 주주협의회를 개최해 금호 상표권 사용 및 차입금 만기 연장 등에 대한 안건을 논의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위해 만기 채권을 약 3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내달 초 주주협의회에 공식 부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채권 만기 3개월 연장 카드가 박삼구 회장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이다.

    채권단과 더블스타의 매각 협상이 종료되는 시점은 오는 9월23일이다. 이 전까지 박 회장이 금호 상표권 허용을 불허할 경우 사실상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박삼구 회장이 9월 말까지 1조3000억원의 차입금을 갚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박 회장이 1조원에 달하는 금호타이어 인수가격과 1조3000억원의 차입금을 모두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산업은행이 금호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라고 박 회장 측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더블스타와의 계약을 위해 3개월 채권 만기 연장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향후 상황에 대해서는 속단할 수 없다"며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지분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법정관리를 단행해 '제살 깍아먹기'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산은에서 상표권 사용 관련 구체적 문의를 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산업은행이 금호산업에게 상표권 사용 관련 문의를 한 바 있다"며 "당시 합리적 수준의 합의를 전제로 사용을 허용할 의사가 있다고 했지만, 그 이후에 세부적 협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합리적 수준이 제시될 경우 5년간 상표권 사용을 허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산업은행과 더블스타의 계약체결 조건이 금호 상표권 사용 5+15년 이상인 만큼 금호타이어 매각 갈등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