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측근 전 승마협회 전무, 사건 핵심 인물 주목 받아와정유라 단독 승마지원 놓고 '특검-변호인단' 치열한 공방 예고"특검, 대가성 집중 추궁 VS 증인 '모르쇠'…허무하게 마무리될 가능성도"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승마지원과 관련해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이 증인석에 앉는다.

    31일 열리는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21차 공판에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박 전 전무는 최순실의 승마계 최측근 인사이자 정유라의 독일 현지 조력자로 20차례 공판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특검의 공소사실을 증명할 핵심 관계자로 꼽혔지만 지난 12차 공판에 불출석하면서 '맹탕 공판'이라는 비판을 받게 했다.

    때문에 특검은 박 전 전무를 상대로 삼성의 승마지원 경위와 청와대의 개입 여부, 최순실 영향력 인지 시점 등을 집중 추궁할 전망이다.

    특히 박 전 전무가 특검이 주장하는 '삼성이 정유라 단독 지원을 감추기 위한 구색맞추기용 계획을 만들었다'는 공소사실에 연관된 만큼 변호인단의 신문도 날카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과 변호인단이 가장 이견을 보이는 부분은 삼성 승마지원의 대가성 여부다. 특검은 삼성의 승마지원을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대가성 청탁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박 전 전무의 증언을 통해 '삼성→박근혜 전 대통령→최순실→정유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증명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의 강요와 압력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유라 단독지원으로 끝났지만 처음부터 그럴 의도는 없었고, 수 차례에 걸쳐 정상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변호인단은 '삼성이 정유라 외에도 다른 선수들을 지원하려 했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을 앞세워 억울함을 호소할 계획이다.

    박 전 전무가 작성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승마 중장기 로드맵'에 대한 신문도 장시간 진행될 전망이다. 

    2015년 박 전 전무가 김종찬 전 전무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로드맵에는 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이 수백억원의 지원을 하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특검은 로드맵 내용을 근거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이 정유라 지원을 위해 먼저 요청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박 전 사장과 삼성 측은 박 전 전무가 주도해 작성한 것으로 허무맹랑한 내용에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고 항변한 바 있다.

    따라서 변호인단은 박 전 전무를 통해 로드맵 작성 과정에서 삼성의 개입 여부와 삼성 관계자들이 보인 반응 등을 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도 삼성과 코어스포츠간 컨설팅 용역계약 체결 과정, 삼성의 최순실 영향력 인지 시점, 승마계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 최순실과 정유라에 대한 승마계 시각 등이 다뤄진다.

    한편 내달 1일 열리는 22차 공판에는 임 모 관세청 통관지원국 사무관과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이, 2일 열리는 23차 공판에는 정재찬 전 공정위원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