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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7일 국회에 11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새 정부의 경제 컨트롤타워를 검증하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됐다. 문재인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과 브레인이 나란히 국회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사람이 중심이 돼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경제를 중점 목표로 제시하고자 한다"며 자신의 포부를 강조했다.
반면 야권은 김 후보자가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5대 비리(병역면탈ㆍ위장전입ㆍ세금탈루ㆍ부동산투기ㆍ논문표절) 중 최소 두 가지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어머니의 명의로 부동산 투기한 정황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2006년 김 후보자의 어머니가 판교 민영아파트에 당첨된 뒤 이를 매매해 총1억7700여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뒀고 이 돈을 빌려주는 형식으로 김 후보자에게 지급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김 후보자는 차용증 제시로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그는 "24년간 공직자로서 재산공개를 해왔고 재산 문제에 빈틈없이 하기 위한 결벽증이 있다"며 자금 흐름 내역을 세세히 공개했다.
또 병역 의혹에 관해서도 김 후보자는 "병역 신검과 공무원 임용 신체검사 기준은 완전히 다르다"면서 "70년대라지만 병무 행정이 시력표만 보고 판정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1977년 병역 신체검사에서 시력 0.04로 보충역 판정을 받았지만1982년 공무원임용 검사에서는 0.2(좌), 0.3(우)으로 측정돼 병역 면탈 의혹이 나왔다.
정책 검증도 숨가쁘게 이어졌다. 김 후보자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는 감세를 주장하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증세를 논하는 것은 '말 바꾸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2008년은 글로벌 금융 위기로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맞아 우리 정부가 대응이 필요한 때였다"며 "(감세정책을)그렇게 기를 쓰고 반대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경제 상황이 달라진 만큼 경제 정책도 새로운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곳이다.
김 후보자는 "지금 정부나 새 대통령과 (나의 생각이) 맞고 안맞고 하는 문제에 대해 본질을 떠나서 여러가지 말씀이 있었다"며 "재정건전성, 4대강 예산 등 예산실장 때 제가 했던 모든 것은 사람 중심 예산편성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당시 (4대강)일에 대해 책임 회피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청와대에는 4대강 비서관이 따로 있었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비서관, 기재부 예산실장 등을 지냈다.
법인세 인상에 관련해서는 "다른 측면, 비과세 감면 등을 고려한 후에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신중하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시장에 대해선 '주택담보인정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부활을 예고했다.
김 후보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인 LTV와 DTI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우리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대두됐다"며 "가계부채 한 자리수로 유도하고 취약계층의 상환 부담을 완화하는 등 가계부채 연착륙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 투기는 용납할 수 없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의 이상 과열 현상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내달 관계부처 합동 점검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추경안 제출과 맞물려 일자리 추경 현장으로 서울 용산 소방서를 찾았다. 이낙연 총리의 국회 인준에 협조를 보였던 국민의당까지 추경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면서 국회 통과까지는 갈길이 멀다. 문 대통령은 오는 12일 첫 국회 시정연설을 갖고 추경안 처리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