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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가 대규모 시설투자와 국내외 물류기업과의 인수합병(M&A)을 예고하면서 업계 1위 CJ대한통운과의 '물류전쟁'을 선포했다.
지난 5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사모펀드 엘엘에이치 유한회사로부터 1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롯데글로벌의 2대 주주인 엘엘에이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393만주를 인수했으며 이를 통해 지분율을 30%대로 끌어올렸다.
롯데글로벌은 확보한 자금을 통해 재무개선과 물류 인프라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국내외 물류기업을 대상으로 한 M&A 추진계획을 함께 밝히면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롯데글로벌은 사업 확장 계획을 통해 업계 1위 CJ대한통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국내 택배업계는 '1강 2중' 구도가 형성돼있다. CJ대한통운이 4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롯데·한진택배는 약 12%대의 점유율로 그 뒤를 잇는다.
지난해 롯데글로벌의 총 매출은 1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CJ대한통운의 매출 6조819억원의 4분의 1수준이었다. 국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가진 CJ대한통운은 해외 M&A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14년 중국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미얀마, 아랍에미리트, 인도 등 총 8차례에 걸쳐 해외 물류회사를 인수했다.
CJ를 뒤이어 롯데글로벌이 본격적인 M&A 계획을 밝히자 업계는 그룹 내 또 다른 물류 계열사인 롯데로지스틱스와의 합병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
업계는 양사의 합병을 통해 롯데그룹의 전체 물량을 한 곳에서 처리할 경우 1위 업체 CJ대한통운을 바짝 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글로벌 매출 1조6000억원에 롯데로지스 매출 3조1910억원을 합하면 총 4조7000억원에 달해 몸집이 두배로 불어나는 셈이다.
육상 운송에 강한 롯데로지스틱스와 택배·해운·항공 전 분야를 기반으로 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합쳐지면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업계가 양 사의 합병에 대한 기대를 내놓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면서 “다만 사업 확장을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로지스틱스와의 합병 등 사업 확장을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입장이다. 다만 합병 시 불거질 수 있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의 논란은 풀어야 할 숙제가 된다. 앞서 롯데로지스틱스는 계열사 편의점 브랜드인 세븐일레븐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창출해 지적을 받아왔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물류 시설 확충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중 400억원을 투자해 인천공항을 포함한 수도권, 지방에서 물류센터 신·증축 사업을 수행한다. 특히 물류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드론택배, 전기 물류차 도입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