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와대가 방미 경제사절단 후보에 오른 포스코 권오준 회장을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져 또 외풍에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3일 대한상의 등에 따르면 오는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경제사절단에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빠졌다.
권오준 회장은 다른 대기업 총수나 전문경영인들과 달리 이번 경제사절단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미리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9일 철의날 행사에서 권오준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 미국을 방문하는데 좋을 성과가 나야 한다"며 "가서 도움이 된다면 좋은 아이디어를 준비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미국 방문은 통상 문제도 있고 굉장히 중요한 방문인 것 같다"며 "대한상의 요청이 있었는데 국가발전을 위해 통상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참여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동행 의지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특히 반덩핌 관세 등 무역통상 현안이 많아 이번 방미에 꼭 참여해야 할 인사로도 평가됐다.
포스코는 지난 3월 미국 상무부로부터 후판제품에 대해 11.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 받았다. 앞서 지난해 7월과 8월에도 각각 냉연제품 59.72% 열연제품 58.68%의 반덤핑 관세를 받았다.
때문에 올 연말쯤 열연 및 냉연제품에 대한 연례재심이 예정돼 있고, 내년 상반기에는 후판 관련 일정이 있다. 이번 방미를 통해 권 회장은 관련 문제를 점검하고, 미국 상무부와도 접촉해 해결책을 모색할 예정이었다.
권오준 회장은 방미 경제사절단 참가 기업 심사위원회에서 통과됐지만, 청와대에서 최종 빠진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심사위원회에서 선정된 기업들이 모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청와대에서 스크린해서 내려온 인물들이 최종 선정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 권오준 회장의 경우도 스크린 됐다고 봐야 한다”고 귀뜸했다.
결국 청와대에서 권 회장을 의도적으로 제외시키면서 향후 포스코에 외풍이 거세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포스코는 주인없는 기업으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스코 안팎에서는 불안한 모습이 역력하다. 실망감과 함께 권 회장이 왜 빠졌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또 다시 포스코에 외풍이 불지 않기를 바란 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권오준 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된 의혹을 받았지만, 위기를 잘 넘겼다. 여기에 실적 개선과 구조조정 성과 등이 높게 평가돼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