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섭 의원 등 전기요금·전력수급 우려
  • ▲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좌)와 5·6호기 건설 현장. ⓒ연합뉴스
    ▲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좌)와 5·6호기 건설 현장. ⓒ연합뉴스


    건설 중 혹은 건설 예정이었다가 대기상태에 놓인 원자력발전소의 설비용량이 현재 가동 중인 전체 원전 용량의 4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력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지만, 청와대는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29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공사가 일시 중단된 신고리5·6호기의 설비용량은 1400㎿씩 모두 2800㎿다. 아직 건설 준비 단계에 있는 신한울3·4호기와 천지1·2호기의 설비용량은 1기당 각 1400㎿와 1500㎿다. 현재 운영 중인 원전의 총 설비용량(2만2529㎿) 대비 신규 원전 6기의 설비용량(8600㎿)은 38.2%에 달하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 27일 신고리5·6호기 건설 계속 여부를 공론에 부치기로 하고 공사 잠정중단 결정을 내렸다. 이에 앞서 한수원은 정부 방침이 나올 때까지 신한울3·4호기 시공 설계를 보류했다.

    부지 매입 단계에 있는 천지1·2호기 건설 준비 작업도 사실상 멈춘 상태다. 가동 중인 원전 중에서는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34년된 월성1호기(679㎿)가 조만간 폐쇄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고리1호기 폐로 행사에서 "현재 수명을 연장해 가동 중인 월성1호기는 전력수급 상황을 고려해 가급적 빨리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사라지는 원전을 대체하는 건 액화천연가스(LNG),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발전원이다. 문 대통령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늘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탈(脫)원전 정책을 둘러싸고 가장 많이 제기되는 문제는 전기요금과 전력수급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유섭 의원(자유한국당)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신고리5·6호기를 타 발전으로 대체할 경우 최대 10.8%의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만약 신재생에너지 구성이 변동성이 큰 태양광과 풍력으로만 이뤄진다면 지난해 예비력이 524만㎾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했다. 예비력이 500만㎾ 미만이면 전력수급 비상경보가 발령된다.

    우려가 커지자 청와대는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전력난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정지할 것은 정지하고, 지을 것은 더 짓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는 지를 첫 번째로 고려한다"며 "올해 말 확정되는 8차 전력수급계획을 통해 이번 정부의 탈원전 정책 방향이 전력수급계획에 어떻게 반영되는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력요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공방의 한 과정이라고 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반박이나 해명은 하지 않겠다"고 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