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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의 여성 ‘업무직군’이 무리한 근무 환경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며 노사간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투의 업무직군은 2006년 신설된 영업 업무를 제외한 창구업무를 전담하는 여성 직원들이다. 하나금투 노동조합 측은 2인 미만의 업무직군 직원들이 근무하는 창구가 타사보다 월등히 많아 지나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9일 사무금융노동조합 하나금융투자 지부는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노조는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006년 인건비 축소를 목적으로 단일 직군을 없애고 기존 직원 대비 절반 수준의 급여를 주는 ‘업무직군’을 신설했다”며 “업무직군은 여성들로만 채용했고 이들에게 영업업무를 제외한 모든 지원 업무를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7년 투자자 보호업무 강화로 증권사 업무 강도가 크게 늘었으나 하나금투는 업무량을 줄이지 않고 2014년 업무직원에 대한 회계상 비용 부과를 늘리면서 지점장들이 업무직원을 줄이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2명이 창구업무를 맡는 지점이 늘어났고 현재 70%가 넘는 하나금투의 창구가 2인 이하 직원이 담당하는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노조는 밝혔다. 하나금투 외 타 증권사의 2인 이하 창구 비율은 평균 15% 수준이다.
이상용 하나금융투자 노조 지부장은 “2인 창구 직원들은 휴가를 제대로 갈 수 없으며 결원을 채우기 위한 파견직원도 부족한 실정”이라며 “휴가를 내려면 미리 신청해 파견직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몸이 아프거나 가족이 사망해도 바로 자리를 비울 수가 없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에서 비대면 채널을 확산시키기 위해 업무직원을 줄이고 영업직원만으로 센터를 만들어서 영업활동을 하도록 추진했으나 노조의 반대로 철회된 바 있다”며 “업무직을 다 없애 버리면 2인창구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전했다.
2인 창구로 인해 발생한 결원을 채우기 위해 고용된 계약직 직원들이 다수 해고됐다며 '부당해고'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이 지부장은 “2인 창구 직원들이 업무량을 못 이겨 모두 육아휴직을 내 결원이 발생하자 사측에서는 부랴부랴 계약직을 채용했다. 이어 정규직원들이 복직을 하자 기존에 있던 비정규직의 90%를 해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3인 창구는 어차피 적자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불필요한 지점을 없애고 통합해 2인 지점의 업무 과다를 줄이자는 게 노조의 주장”이라며 “사측에서는 오히려 은행에서 성과저하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며 이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나금투 측에서는 이같은 노조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하나금투 측은 2006년 구 하나증권이 리테일 부문을 영업양수하면서 업무지원직을 다수 채용했으나 이는 이미 존재하던 업무지원직의 숫자를 늘린 것일 뿐 인건비 축소 목적의 직군 신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업무직을 채용함으로써 비용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업무지원직군은 동일 직급 영업직군에 비해 69~79% 정도의 급여 차이가 있으나 업무에 따른 합리적인 차이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2014년 업무직원에 대한 비용 부과를 늘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오히려 박스권 장세에 따른 거래부진으로 리테일 영업 활성화를 위해 영업직원에 대한 비용부과를 낮춘 것이라고 반박했다.
업무직원이 지나친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회사 측은 업무직원의 연 평균 휴가사용 일수는 12.8일로 영업직원 6.9일보다 많다고 제시했다. 육아휴직자의 다수 발생에 따른 계약직 채용과 해고도 2007년 당시 20대 초반의 업무직원들이 시간이 지나 결혼과 출산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했으며 이들의 공백을 위해 채용된 업무 직원들은 계약기간 만료로 자연스럽게 퇴사했다는 설명이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은행 점포에 입점한 소규모 영업소 13곳을 포함한 수치라 2인 점포 비율이 타사보다 높아 보일 수밖에 없다”며 “회사에서는 꾸준히 점포 병합, 업무직원 재배치 등으로 2인 창구 비중을 축소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는 10월 하나금투 노조 집행부 선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앞두고 현 집행부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과도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