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주가 상승에 대형사 수익 개선주가 상승에도 투자자 유입 부진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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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상반기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2400선을 넘긴 가운데 초대형 IB 출범 등 ‘빅 이슈’를 앞두고 있는 증권가가 하반기에도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증권업계는 초대형 IB 인가를 통한 대형 증권사의 위상 강화,  ELS 조기환매 증가로 인한 수익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반면 주가 상승이 투자자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점 등은 우려할 부분으로 남아 있다.

    ◆ 초대형 IB 출범 효과…“수수료 수익 증가할 것”

    올 하반기 증권업계 최대의 이슈는 초대형 IB출범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이 금융위원회에 발행어음 업무 인가신청을 한 상태다.

    금융위가 최종 인가를 내릴 정확한 시기는 미정이지만 업계에서는 오는 10월 경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개 증권사들이 무사히 업무 인가를 받게 된 후 각사는 발행어음을 찍어내 자금조달에 나선다.

    특히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어음을 낼 수 있는 만큼 각사의 자금조달력이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투자될 자금만 11조원에 달해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증권사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의 순영업수익 중 IB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어 현재는 30% 내외에 달할 것”이라며 “올 9~10월경 발행어음 업무가 시행되면 자본활용 및 레버리지 비율 규제에 여유가 생겨 대형사들의 IB수수료 수익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선주 SK증권 연구원도 “발행어음으로 수익성이 확보될 경우 대형증권사의 ROE가 개선될 것”이라며 “레버리지 배율 산정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시장성만 확보된다면 자금 조달의 주요 부문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업신용공여 확대 등 관련 규제 완화가 당국의 미온적 태도에 막혀 있는 점, 인터넷은행 출범으로 인한 예금금리 경쟁 강화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부분은 과제로 남아 있다.

    일부 증권사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주의 이상의 징계를 한 차례씩 받은 바 있어 적격성 심사에서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지적된다.  

    ◆코스피 상승세 계속…증권사 수입 증가는 미지수

    올 상반기부터 코스피 ‘기록 경신’ 행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호조 지속으로 국내 경기의 펀더멘탈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최저임금 인상‧추가경정 등으로 내수 역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 하반기 코스피 지수는 2650포인트를 향해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이 늘어나며 오랜 침체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증권 관련주가 급등하기도 했다.

    임수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위탁매매수수료, PI투자,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은 주식시장 호황기에 추가 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며 “하반기까지 이어질 코스피 상승 추세가 증권주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주가 상승에 따른 신규 투자자 유치 효과가 예상보다 낮아 증권가 업황 개선으로 이어지기에는 무리수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약 1년 동안 일 평균 거래량은 3억5986만주에 불과해 전년도(2015년 8월~2016년 7월) 4억3616만주보다 17.5% 줄었다.

    거래대금도 4조7489억원 가량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도 4조8044억원보다 1.2% 감소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지수가 오른다 해도 상승 종목이 ‘삼성전자’ 같은 일부 상위권 종목에 집중돼 있고 일반투자자가 많은 코스닥 시장의 열기로는 이어지지 않아 아직 증권사 수익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 같다”며 “수수료도 거의 무료 정책이 자리잡고 있어 브로커리지 수입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고 우려했다.

    ◆ELS ‘부활’ 조짐 기대…주가 고점에 전망은 엇갈려

    지난 2015년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폭락으로 투자자에게 충격을 줬던 ELS(주가연계증권)이 부활 조짐을 보이면서 증권사 수익원으로 다시금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ELS/ELB 발행 금액은 총 34조5281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70.7% 증가했다.

    이처럼 상반기 ELS 발행규모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하반기부터는 회복세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ELS 조기상환 금액은 32조28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8% 늘어났다. 전체 상환액 중에서도 81%나 차지했다.

    ELS에 포함된 기초자산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하며 조기상환 구간에 진입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ELS 조기상환 행렬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기상환한 투자자들이 재투자에 나서며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주가가 상승세를 계속하면서 하반기부터는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미 고점인 상태에서 진입할 경우 손실이 나는 ELS의 특성상 상환한 가입자가 추가 투자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베스트‧하이투자證 체질 개선 후 매각전 ‘재등판’ 예고  

    지난 25일 케이프투자증권이 SK증권 지분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LIG투자증권에 이어 2번째 인수에 성공, 중소형 증권사 인수합병 대전의 본격화를 알렸다.

    이에 따라 케이프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60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프투자증권은 향후 IB 사업 부문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SK증권이 강점을 갖고 있던 PE사업 등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남은 매물은 하이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다. 당초 케이프투자증권은 두 증권사 인수전에도 도전했으나 가격대가 맞지 않아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매각의 걸림돌이 돼온 400억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보유액 중 75%를 손상차손 처리해 반영했다. 또 지난 5월 단행한 희망퇴직자에 대해 퇴직위로금을 지급하면서 구조조정 작업에도 일단락을 지었다.

    이같은 체질개선 작업을 통해 회사 가치를 높이고 매각 대전에 새롭게 도전한다는 전략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달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매각이 추진됐으나 결국 무산된 뒤 모회사 LS네트워크 측이 매각 자체를 잠정 보류한 상태다. 그러나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만큼 올 하반기 내 재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