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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1천74세대가 사는 한 아파트 단지.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이 중 95세대가 난방비 사용량이 전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난방비 사용량이 0인 세대의 비율이 무려 8.8%로, 다른 단지에 비해 턱없이 높게 나타난 것.
회계법인은 해당 아파트 단지 관리주체에 관리비 부과에 누락된 세대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라고 지적했다. 실제 난방을 하고도 부과가 누락된 세대가 있다면 그 비용은 나머지 세대에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지난해 발행된 9040개 아파트 단지의 감사보고서 중 66%인 6000개를 대상으로 통계를 낸 결과, 회계법인 등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개선권고를 받은 건수는 모두 2만7531건에 달했다고 31일 밝혔다.
감사보고서당 개선권고가 평균 5건인 셈이다.
유형별로는 회계기준 또는 회계처리 문제(34.4%)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관리비 부과기준 수립 및 적용(25.4%)이 뒤따랐다. 관리비 절감과 관련한 권고는 2017건으로 7.2%를 차지했다.
관리비 절감 권고 가운데 관리 인력의 퇴직금이나 시설물 장기 수선을 위해 쌓는 충당금을 과도하게 징수하는 등의 관리비 부과에 대한 지적(75.7%)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잡수익금의 이익 처분에 관한 사항인 관리 외 수익(19.0%), 입주자 대표회의 운영비 지출에 관한 관리비 사용(1.7%) 등이 뒤를 이었다.
관리비 절감과 관련한 보고사항 중 권고 사항에 따라 개선할 경우 절감되는 관리비를 기재한 양적 보고는 874건(43.3%), 금액을 적지 않은 질적 보고는 1143건(56.7%)이었다.
양적 보고에 따르면 절감되는 총금액은 180억6200만원으로, 개선권고 건당 2070만원의 절감 효과가 기대됐다. 이를 분석 대상인 6천 개 단지에 적용하면 관리비 절감 효과는 단지당 평균 3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아파트 단지가 평균 705세대로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가구당 4286원의 관리비가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단지(공동 주택)에 대한 의무 감사 제도는 배우 김부선 씨가 난방비 관련 비리 의혹을 제기한 것을 계기로 주택법이 개정되면서 2015년 도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