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1억원 차 초박빙… 업계 "출혈경쟁 인한 단가 하락 우려"
  • ▲ 한진, 롯데택배 기업로고 ⓒ 각 사
    ▲ 한진, 롯데택배 기업로고 ⓒ 각 사



    택배업계 2, 3위를 자리하고 있는 한진택배와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의 매출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롯데그룹에 인수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공격적으로 점유율 확장에 나서고 있어 한진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택배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올해 상반기 택배부문 매출은 각각 2872억원, 287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양 사의 택배 매출은 2629억원, 2508억원으로 약 120억원의 차이가 있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롯데의 매출 확대로 1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현재 국내 택배업계는 '1강 2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4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롯데·한진택배는 약 12%대의 점유율로 그 뒤를 잇는다. 지난해 롯데그룹 편입 후 대규모 사업자금을 확보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점유율 확대 등 몸집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독보적 2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한 두 회사의 경쟁은 치열하다. 물량 확보가 택배 사업의 핵심인 만큼 양 사는 대규모 물량 처리를 위한 인프라 확장을 올 초부터 활발히 추진 중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말까지 400억원을 물류 인프라 확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을 포함한 수도권, 지방에서 물류센터 신·증축 사업을 수행한다. 특히 물류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드론택배, 전기 물류차 도입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도 나선다.

    한진도 택배 시설, 장비구축에 올해 중 약 400억원을 투자한다. 자금을 통해 택배터미널 부지 매입, 터미널 증축 시설투자, 차량·컨베이어벨트 등 장비 구입 등을 진행한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대전화물터미널을 거점 터미널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도 본격 시행한다.

    시설 확보 경쟁에 이어 점유율 확장을 위한 두 업체의 출혈 경쟁은 불가피 할 전망이다. 업계는 양 사의 과열 경쟁이 택배 단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형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중소택배업체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택배 기사 인건비 상승에 한진, 롯데 각 사가 짊어져야 할 비용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통합물류협회 추정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약 15% 증가할 때 전체 택배사업자가 부담해야할 비용은 556억원 정도가 증가한다. 2018년 법정 최저 임금은 올해보다 약 16%정도 오른 7530원으로 결정돼있다.

    배명순 한국통합물류협회 사무국장은 "롯데, 한진택배가 근소한 차이로 업계 2,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 구조상 경쟁은 불가피 할 것"이라며 "업계는 업체 간 출혈 경쟁으로 인한 단가 인하 등의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운임 조정 방안 등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