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관리사 34% 우울증… 서울·제주로 조사 확대"
  • ▲ 공공운수노조와 마필관리사 자살사건 유가족이 지난 8월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렛츠런 부경의 경영진 처벌과 국회진상규명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공공운수노조와 마필관리사 자살사건 유가족이 지난 8월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렛츠런 부경의 경영진 처벌과 국회진상규명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5월27일 박경근 사망. 8월1일 이현준 사망. 잇단 마필 관리사들의 자살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에서 수백건의 법위반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외부전문가, 업계종사자 등 35명의 특별감독반이 마사회 부산경남본부에 대해 노동관계 전반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이번 특별감독은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2일까지 13일간 진행됐다.

     

    감독 결과에 따르면, 부산경남본부와 협력업체, 조교사 등은 산업안전보건법과 근로기준법 총 632건을 위반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은 총 525건으로, 고용부는 이중 255건을 사법처리했다. 나머지 270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총 4억6000만원을 부과했다.

     

    근로기준법 위반은 총 107건이었다. 이 가운데 51건이 사법 처리됐고, 55건은 과태료 4940만원이 부과됐다. 1건은 차별시정 조치됐다.

     

    고용부는 "산업안전보건분야에서 세계 선진 수준의 경마 실시국에 걸맞지 않게 산업안전보건은 낮은 수준"이라며 "특히 협력업체 안전관리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안전보건관리책임자·안전관리자 등 안전보건 관계자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고, 최근 5년간 산업재해 은폐도 62건에 달하는 등 제대로 된 사고원인 분석과 안전대책을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고용부 감사 결과 확인됐다.

     

    또 시설관리 외주화에 따른 관리 소홀로 보일러와 크레인 등 위험기계·기구 78대에 대한 방호조치와 조명탑, 방송중계탑, 폐수처리장, 소각장 등 47개소에서 작업시 추락재해를 방지할 장치가 불량한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측정장비 구비, 물질안전보건자료 비치·교육, 작업환경측정, 특수건강진단 등도 미흡했다.

     

    말관리사와 기수 등 종사자의 직무스트레스는 고용과 임금구조의 불안정성으로 직무불안정 부분에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말관리사의 34%는 우울 수준이 고위험군으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관계 분야에서도 마사회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와 조교사 소속 말관리사에 대한 임금을 미지급 한 사실 등이 적발됐다. 마사회 비정규직근로자의 임금 산정 오류로 3400만원이 미지급됐으며 일부 직원에게는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줬다. 말 관리사의 시간외 수당 등은 7100만원 과소 지급했으며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6000만원도 미지급했다.

     

    고용부는 마사회 조교사의 단체교섭 거부·해태 관련 부당노동행위 소지가 있어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또 마사회가 경마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고용과 안전도 고려하도록 상금배분 기준 개선 등을 개선권고했다.

    한편, 고용부는 다음달 중 마사회 서울·제주본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