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10월 중 임시주주총회서 최종 결의 예정웨스턴디지털 반발 등 변수 여전…"신중히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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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한미일연합이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의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 것.

하지만 이번 인수전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던 만큼 최종 계약서에 정식으로 사인이 이뤄지기 전까지 축포를 터뜨리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을 도시바메모리 최종 인수자로 결정했다.

인수 총액은 2조엔(20조4500억원)으로 가까운 시일내에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다. 

미국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연합에는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애플, 델, 시게이트 테크놀로지, 킹스턴 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도시바 메모리의 지분 구조는 베인캐피털 측이 49.9%, 도시바 40.0%, 일본 기업이 10.1%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출자에 나서는 일본기업은 광학기기 메이커 호야(HOYA)가 거론된다. 사실상 도시바 등 일본 기업이 50% 이상의 의결권을 쥐게된다.

한미일연합에 포함된 IT기업의 경우 향후 협의에 따라 참여 업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는 오는 10월 중으로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정식 결의하고 필요한 절차를 거쳐 오는 2018년 3월 말까지 매각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통해 생산 및 시장 점유율 확대 등 직접적인 효과보다는 간접적인 이익이 클 것으로 보여진다. 온전한 도시바메모리 인수가 아닌 단순 지분투자 형식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장 눈앞의 성과가 나타나기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SK하이닉스의 긍정적인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5위(10.6%)를 차지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2위인 도시바(17.4%)를 인수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고 도시바와 기술 협력도 기대된다.

앞으로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삼성전자가 버티고 있고 뒤로는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 의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최종 계약까지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인수 과정에서 보인 도시바의 변덕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월 말 도시바는 한미일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웨스턴디지털(WD)이 반도체 사업 매각에 반대하며 소송을 제기한데다 자국내 반도체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협상 대상을 WD로 급선회 했다.

지난 13일에는 새로운 제안서를 제출한 한미일연합과 협상진행 각서를 체결하는 등 혼전을 거듭했다.

이와 함께 WD가 도시바 결정에 쉽게 수긍하기 보다는 오히려 반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의 경우 혼전이 거듭된 만큼 최종 사인까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