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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웅진 코웨이'로 명성을 떨쳤던 웅진그룹이 정수기 사업 재진출을 검토한다. 2013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코웨이를 인수하며 걸었던 '5년 유사 사업 금지' 조항이 내년 1월 중 종료됨에 따른 것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국내 '방문판매의 신화'로 알려져 있다. 1989년 웅진코웨이의 전신인 한국코웨이를 설립한 그는 탁월한 영업능력과 노하우로 학습교재, 정수기 판매 사업 등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2013년 매각 당시에도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시장 내 점유율 1위를 자리하고 있었다.
'가전 렌탈'이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했던 웅진 코웨이는 2012년 9월 그룹 기업회생절차로 MBK파트너스에 매각됐다.
당시 MBK는 웅진에 '5년 경업(競業) 금지' 조항을 인수 조건으로 걸었다. 내용은 2018년 1월까지 국내와 코웨이가 해외 법인을 가진 미국, 말레이시아, 중국 등에서 정수기, 비데 렌탈 등의 유사 사업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웅진은 코웨이가 진출하지 않은 제3국가에서 정수기 사업을 지속하며 국내 재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해 웅진은 터키 현지에 방문판매 법인 '웅진 에버스카이'를 설립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터키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었다.
2016년 1월 이스탄불을 판매 거점으로 제품을 처음 론칭한 웅진 터키 법인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터키 수도인 앙카라에 판매 거점을 확대한 상태며 이후 이즈미르, 부르사르 등 터키 내 주요 도시에 거점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정수기 업계도 '원조 격' 웅진의 복귀 소식에 주목하고 있다. 후발주자의 시장 참여로 경쟁이 심화된 상황임에도 윤석금 회장의 영업 노하우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는 웅진이 초기에 꾸릴 렌탈 영업망이 사업 재진출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의 정수기 시장 재진출은 사업 초기 영업 조직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현재 시장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지만 윤 회장이 가진 판매 노하우와 저력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수기 시장의 경우 기술력보다 영업 조직 운영을 통한 성과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 웅진이 영업망을 본격적으로 꾸리기 시작하면 기존 우수 판매 사원을 유치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웅진은 시장 내 자사의 브랜드 파워가 유효하다고 보고 사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대략적인 시기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예상하고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윤석금 회장이 렌탈 사업을 중심으로 웅진 그룹을 일궈 온 만큼 정수기 렌탈 사업 재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 중 사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