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TV 인수전 참여 등 글로벌 M&A 적극 참여

  • 터키의 LG전자로 불리는 '베스텔'이 동부대우전자의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TV 등 생활가전 분야에서 자국내 1, 2위를 다투는 베스텔은 글로벌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동부대우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매각 주관사 등에 따르면 도시바 TV 인수전에도 나섰던 베스텔은 지난달 동부대우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며 조만간 실시될 본입찰 참여에도 적극적인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LG 디스플레이에서 TV 핵심 부품을 공급받고 있는 베스텔은 동부대우 인수를 통해 한국시장과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멕시코 공장을 발판삼아 미주지역 공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복안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베스텔을 포함해 이미 복수의 후보를 점찍어 놓은 FI들은 동부대우측에 조만간 상세한 회사 설명을 요구할 예정이다.


    관건은 고용불안을 이유로 해외매각에 부정적인 노조 설득과 광주공장 포함 여부, 자금동원 능력, 실제 인수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추석 연휴 직전 마감된 동부대우 매각 예비입찰에는 외국 기업 4~5곳과 국내 기업 2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입찰 당시에도 베스텔은 인수 유력 후보로 계속해 거론돼왔다. 이밖에 터키 아르첼릭, 멕시코 마베, 프랑스 브란트, 스웨덴 일렉트로룩스 등도 거론되고 있으며 이중 베스텔 등  2~3곳이 본입찰 후보가 될 전망이다.

    동부대우 매각은 2013년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할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으며 체결한 재무약정이 지켜지지 않아 진행되고 있다. FI는 약 1400억원을 조달하며 동부가 3년 내 순자산 1800억원 유지, 2018년까지 기업공개(IPO)에 성공할 것을 조건으로 했다.

    조건 미충족 시에는 FI지분과 동부그룹 지분 모두를 제삼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설정했다. 매각은 해당 조항에 따라 진행 중이며 FI는 지분 45.8%, 동부그룹은 54.2%를 가지고 있다. FI 측은 추후 본입찰을 거쳐 올해 말까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업계는 동부대우가 해외 기업에 매각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 영업망과 멕시코, 중국 공장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 강한 동부대우가 해외 기업에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이유에서다. 동부대우가 보유한 전 세계 6개 생산법인, 30개 판매 법인을 이끌어갈 자금력과 해외 영업력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앞서 대유, SM, 현대백화점 그룹 등 국내 업체도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인수 자금, 해외 사업 노하우 등을 고려하면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베스텔의 경우 최근 터키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최근 일본 도시바의 TV 사업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등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권오룡 코트라 터키 이스탄불 무역관은 "베스텔의 경우 터키 가전 시장 내에서 1, 2위를 다투는 대형 기업으로 자국 내 위상이 한국의 삼성, LG전자와 비슷하다"며 "최근 일본 도시바의 TV 사업 인수를 검토하는 등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회사로 추후 사업 확장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해외 매각 가능성이 커지자 광주공장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을 통한 파업 등의 쟁의권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매각 시 해외 공장보다 인건비 등 생산단가가 비싼 광주공장을 해외 업체가 인수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노조는 노동위 조정신청을 준비하는 동시에 FI, 회사, 노조 간 삼자대면을 통한 매각 진행 상황 공유를 본사에 요청해 둔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자금조달을 통해 자체경영을 하겠다던 회사가 최근 김준기 전(前) 동부 회장의 불명예 퇴진 등으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매각으로 방향을 우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매각으로 인한 광주공장 폐쇄 등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노동위 조정신청을 통한 쟁의권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현재 매각과 관련한 공식적인 진행 사항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