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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위니아가 동부대우전자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2014년 위니아만도 인수 이후 3년만에 일로 대유는 그동안 외국 가전기업과 함께 인수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의 매각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자를 상대로 예비실사를 진행 중이다. 이후 동부대우의 재무적투자자(FI) 측은 연내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인수 후보로는 국내업체 대유위니아와 함께 해외 터키 베스텔과 아르첼릭, 멕시코 마베, 프랑스의 브란트 등이 함께 오르내렸다.
업계는 수익 다각화를 고민 중인 대유위니아가 비교적 제품 스펙트럼이 넓은 동부대우를 인수해 '종합가전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치냉장고 '딤채'로 알려진 대유위니아는 동절기에 집중된 딤채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에는 에어컨, 세탁기, 밥솥 등으로 제품군을 본격 확장하면서 수익 다각화를 제1과제로 설정하기도 했다.
동부대우는 TV, 세탁기,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또 멕시코, 중국 공장과 중동·중남미 중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해외 시장에 강점을 갖고 있다.
종합가전기업을 꿈꾸는 대유위니아로서는 제품군 확장과 더불어 해외시장 진출 등을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 매력적인 매물인 셈이다.
대유의 경우 광주공장 폐쇄를 우려해 해외매각에 반대하고 있는 공장 노조와의 갈등에 비교적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미 광주에 두 곳의 공장을 갖고 있는 만큼 광주공장 인수 문제 해결이 해외 기업보다 손 쉬울 수 있다.
앞서 일부 해외 업체가 동부대우 측에 광주공장을 뺀 해외 시설만 사들이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 알려지자 노조는 해외 매각을 강력히 반대해왔다. 현재 광주공장 인수와 노조와의 갈등 봉합은 동부대우 매각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다만 연 매출이 1조원을 넘어가는 동부대우를 연매출 4000억원 대의 대유위니아가 감당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대유위니아는 약 44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0억원~3000억원 내외로 점쳐지는 동부대우전자의 인수 자금 조달 가능 여부도 관건이다.
대유위니아가 지속해서 동부대우 인수 뜻을 밝힐 경우, 모회사 대유그룹의 도움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유위니아를 포함해 15개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는 대유그룹은 연 매출 2조 규모의 중견 그룹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익 다각화를 깊이 고민 중인 대유위니아가 동부대우 인수를 통해 종합 가전사 도약, 해외 진출의 발판을 한 번에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다만 양 사의 규모 차이, 인수 자금 조달 가능성 여부를 고려하면 실제 본입찰 참여까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예비입찰에는 참여한 상태지만 본입찰 참여 의사 등 진전 사항에 관해서는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부대우 매각은 2013년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할 당시 FI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으며 체결한 재무약정이 지켜지지 않아 진행되고 있다.FI는 당시 약 1400억원을 조달하며 동부가 3년 내 순자산 1800억원 유지, 2018년까지 기업공개(IPO)에 성공할 것을 조건으로 했다.
조건 미충족 시에는 FI 지분과 동부그룹 지분 모두를 제삼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설정했다. 매각은 해당 조항에 따라 진행 중이며 FI는 지분 중 45.8%, 동부그룹은 54.2%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