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어려운 경영환경' 상존, 어수선한 분위기 속 내부결속 강조"'김기남-김현석-고동진' 체제 구축…과감한 도전 및 기술혁신 주문"


  • 삼성전자가 1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48주년 창립기념식'을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이병철 선대 회장이 1969년 1월 '삼성전자공업'을 설립했지만, 1988년 11월 1일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해 반도체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이날을 창립기념일로 삼고 있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없이 진행된 이번 행사는 호실적에 대한 감사와 어려운 경영환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함께 나왔다.

    올해 행사에는 권오현 부회장과 사장단 등 임직원 40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경영진들은 호실적에 대한 임직원들의 노고에 격려와 감사의 뜻과 함께 총수 부재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 총수 역할을 대신해 온 권오현 부회장을 포함한 윤부근, 신종균 사장의 갑작스러운 용퇴 선언으로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31일 신임 부문장에 김기남(DS)ㆍ김현석(CE)ㆍ고동진(IM) 사장을 선임했지만 체제 안정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권 부회장은 1위를 달성한 지금을 위기의 시작점이라 강조하며 '기존의 생각을 뛰어 넘는 과감한 도전과 기술혁신'을 주문했다.

    특히 반도체를 제외한 일부 사업에서의 성장 둔화 및 신성장동력 확보 지연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우려했다.

    권 부회장은 창립기념사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 회사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한 것은 임직원 여러분의 노력의 결실"이라면서도 "일부 사업의 성장 둔화, 신성장동력 확보 지연 등 여전히 많은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어쩌면 1위를 달성한 지금이 위기의 시작점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수많은 1위 기업들이 현실에 안주하며 한 순간에 무너졌고,
    우리도 사업 재편, 경영 시스템 변화 등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다가올 10년은 사회 및 인구구조, 기술혁신 등에서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며 AI, IoT 등으로 산업은 급변하고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며, 고객의 요구도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 강조했다.

    권 부회장의 우려는 기존 방식으로는 더이상의 혁신과 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존의 생각을 뛰어넘는 과감한 도전과 기술혁신, 경영체질 개선 없이는 지금과 같은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는 걱정도 포함됐다.

    그는 "외부에서는 우리에게 더욱 높은 윤리의식,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생각과 행동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활성화되도록 열린 마음으로 수평적 자세를 갖고 외부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자"며 "다시 한번 초심을 되짚어보고 맡은 바 최선을 다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