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인사이트 조사…"국산차, 절반 가격 불구 '가성비'도 열세"수입차 중 렉서스 6관왕…국산차는 현대차 4개 부문 1위
  • ▲ 컨슈머인사이트의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 결과. ⓒ연합뉴스
    ▲ 컨슈머인사이트의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 결과. ⓒ연합뉴스


    국내 완성차 브랜드 차량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수입차 대비 전 부문에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자동차 조사·평가 전문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7월 9만6000여명의 자동차 보유자 또는 2년 내 신차 구매 의향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개 평가 항목 중 9개에서 국산 차의 만족도가 수입차에 열세를 보였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는 매년 약 10만명 안팎의 소비자에게 직접 경험과 평가를 묻는 방식으로, 국내 자동차 소비자 평가조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평가 항목별 결과를 보면 새 차 구매 전후 고객 관리 우수성을 평가하는 '판매서비스'에서 국산 차의 만족률는 53%로 나타났다. 이는 수입차(59%)보다 6%p 낮은 수치다.

    1년 내 해당 차의 성능과 기능, 디자인에 대한 만족도를 나타내는 '제품' 부문에서는 수입차가 64%로 국산차(54%)에 비해 월등한 우세를 보였다. '초기품질' 만족률에서도 수입차(71%)가 국산차(62%)를 9%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부문에서 양측의 격차는 지난해 4%p에서 올해 9%p로 더욱 증가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최근 출시한 여러 국산 신차들의 초기품질이 그만큼 안정적이지 않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품질 스트레스' 부문에서는 수입차 소유자의 59%가 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반면 국산차 소유자는 52%만이 스트레스를 적게 받았다고 답했다. 자동차 구매·유지비용과 관련한 '비용 대비 가치' 만족률에서도 수입차는 37%를 기록해 국산차(26%)보다 11%p나 높았다. 

    또 차량 구매 후 3년 내 소비자 대상의 '내구품질' 평가에서는 수입차 소유자의 67%가 만족한다고 답한 데 비해 국산차 소유자는 절반 이하인 48%만 만족한다고 답했다. 국산 차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가 내구성이라는 소비자 인식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는 게 컨슈머인사이트의 분석이다.

    이 밖에도 차량의 '신뢰성' 평가에서 국산 차는 수입차(평균 0.89건)의 약 두 배인 평균 1.74건의 문제를 지적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 구매 후 4~6년 사용자 대상의 '부식 발생 부위 수' 조사에서도 국산 차(평균 3.94건)는 수입차(평균 1.17건)의 3.4배에 이르렀으며, 새 차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제작사 만족률' 역시 국산 브랜드(37%)가 수입차 브랜드(56%)에 19%p나 뒤쳐졌다.

    10개 항목 중 유일하게 '정비서비스' 분야에서는 국산차가 수입차와 같은 만족률(67%)을 기록했다.

    개별 업체별로는 수입차 중 렉서스가 판매서비스·초기품질·품질 스트레스·비용대비가치·내구품질·제조사 등 6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나머지 항목 가운데 '제품'과 '신뢰성', '정비서비스'의 경우 각각 벤츠와 혼다, 도요타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산 차의 경우 현대차가 제품·초기품질·품질 스트레스·내구품질에서 4관왕에, 르노삼성이 판매서비스·정비서비스·제조사에서 3관왕에 올랐다. 한국GM은 '비용 대비 가치'와 '신뢰성'에서 최고로 평가됐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조사 결과 국산 차가 비교 우위인 영역은 거의 없었다"며 "수입차가 국내 시장의 15% 이상을 차지했다지만 아직 한국은 세계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낮은 나라 가운데 하나로, 이런 열세가 이어질 경우 '수입차 쏠림' 현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