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풀화면 베젤리스' 디자인 가기 위한 발전단계"'홈버튼-지문인식' 없앤 반쪽 혁신… 최선의 선택 아냐"
  • ▲ 아이폰X가 24일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애플
    ▲ 아이폰X가 24일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애플


    애플의 아이폰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텐)이 24일 국내시장에 상륙했다. 지난 17일 이통3사를 통해 예약판매를 시작한 아이폰X는 초도물량 10만대가 5분만에 완판되는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디스플레이(노치 디자인), 카메라, 생체인식(페이스ID 및 애니모지) 등에서 기존 모델과의 차별화에 성공하며 명성을 증명했다.

    하지만 'M자 탈모 디자인'이라 불리며 놀림의 대상이 된 노치 디자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나뉜다. 풀화면 베젤리스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호평과 기능 및 사용성을 저해한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혹평이 대립하는 상태다. 때문에 노치 디자인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폼팩터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노치 디자인, '전면 풀화면 베젤리스' 위한 전단계

    애플 아이폰X에 적용된 노치 디자인은 올 초 LG G6가 선보인 풀비전 디스플레이와 삼성 갤럭시S8에 적용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가 진화된 형태로 평가된다. 기존 디스플레이 대비 디스플레이 컷팅, 백라이트 유닛, 칩의 결합 등에서 한차원 발전된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모서리가 둥근 라운드 컷만을 필요로 하는 기존 와이드 스크린은 좌우에는 베젤리스 디자인(2mm 이하 베젤)을 채택한 반면 위아래는 네로우 디자인(10mm 이하 베젤)을 적용했다. 상하좌우 모두 네로우 베젤이 적용된 LG G6보다 삼성 갤S8, LG V30가 발전된 형태로 평가받는 것도 같은 배경을 근거로 한다.

    반면 아이폰X의 노치 디자인은 카메라, 안면인식 센서 등이 분포된 노치 부분을 제외하면 모든 부분에 베젤리스 디자인이 사용됐다. 베젤 면적이 축소되다보니 부품 밀집도와 안정성에서 상당한 기술이 요구된 셈이다.

    사실 노치 디자인은 아이폰X만 적용된 게 아니다. 상단 전면카메라가 U자형태로 제작된 에센셜 폰(에센셜 컴퍼니)과 오른쪽 코너에 노치 디자인이 채택된 샤오미 미믹스2s는 노치의 변형된 디자인으로 평가된다. 

    노치 디자인은 전면 풀화면 베젤리스 디자인을 위한 전단계로 평가되면서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는 하드웨어 제약에 따라 최소한의 부분을 베젤로 남겨놨지만, 기술발전에 따라 모든 센서가 화면 뒤편으로 넘어갈 경우 스마트폰 전면은 디스플레이로 가득찰 수 있다. 업계에서는 2020년을 전후로 전면 풀화면 베젤리스 디자인이 양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노치 디자인이 2019년까지 개선된 형태로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 '홈버튼-지문인식' 없는 반쪽짜리 디자인

    애플은 사라진 홈버튼과 지문인식을 대체하기 위해 사용자환경(UX)에 변화를 줬다. 홈버튼을 누르는 대신 화면 하단을 위쪽으로 쓸어 올리게 했고, 전원 버튼을 누르는 방식을 달리해 시리와 애플페이를 불러오게 했다. 

    다만 애플의 자구책은 기존 애플 사용자에게 외면받으며 노치 디자인의 단점을 부각하고 있다. 지문센서를 후면에 부착했다는 이유로 삼성전자를 비난하던 애플 사용자들의 분노가 애플에게로 옮겨간 것이다. 실제 아이폰8을 선택한 사용자 대부분은 아이폰X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로 사라진 홈버튼을 들었다.

    노치 디자인은 iOS의 최대 장점인 디스플레이 통일성과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에서도 문제를 발생시킨다. 애플 iOS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30% 수준에 못미치는 마켓 및 다운로드 수를 갖고 있지만, 앱 다운로드로 인한 수익은 안드로이드의 두 배를 웃돈다. 동일한 수고를 들였을 때 iOS 개발의 수익성이 훨씬 높아 개발자들은 iOS 개발에 공을 들인다.

    그러나 아이폰X의 디자인은 iOS의 장점을 상쇄시킨다. 별도의 앱 세팅값과 해상도를 필요로해 수고로움은 배가 된다. 여전히 수익성은 높지만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편의성은 감쇄될 수 있다. 노치 디자인을 가리는 배경화면이 화재가 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를 배경으로 한다.

    지문인식 센서의 부재는 더 큰 불편으로 다가온다. 지문인식은 홍채, 안면인식에 비해 다소 낮은 보안성을 갖고 있지만, 눈을 맞추거나 화면을 들어야하는 불편이 없어 많은 사용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더욱이 금융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모바일 결제서비스가 지문인식 센서를 지원하고 있어 애플의 노치 디자인은 반쪽짜리 진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치 디자인은 전면 풀화면 베젤리스 디자인으로 가기 위한 발전 과정인 것은 분명하지만 애플의 노치 디자인은 최선의 선택이라 말할 수 없다"며 "기존 애플 사용자들을 제외한 일반 사용자들이 100만원을 훌쩍넘는 아이폰X를 얼마나 구매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