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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들의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그룹 내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은 기업금융·자동차금융 등 새로운 먹거리 창출의 일환으로 캐피탈사들에 대한 시각을 달리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 9곳의 올 3분기 누적기준 영업이익은 591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7.7%나 증가했다. 9곳 중 6곳의 실적이 두자릿수 이상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곳은 단연 신한캐피탈이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855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35.4%나 폭증했다.
한국투자캐피탈의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8.7% 증가했고, KB캐피탈은 32.8%, NH농협캐피탈은 26.2% 각각 증가했다. BNK캐피탈과 하나캐피탈도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이런 눈부신 성장세에는 공격적인 영업이 주효했다.
기업·투자금융 부문에 주력하는 신한캐피탈과 한국투자캐피탈은 올들어 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전체 자산이 각각 15.4%, 25.5%나 늘었다.
신한캐피탈의 경우 선박금융 등으로 인해 발생한 충당금 폭탄에서 벗어나고 대출 옥석가리기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주요 사업 부문의 이익을 끌어올렸다.
기업금융 부문 영업이익은 250억원으로 전년동기 85억원에 비해 3배 수준으로 늘었고, 투자금융 부문은 369억원으로 동기간 71.0% 증가했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충당금 관리를 통해 부실 우려가 해소된 상태에서 영업 활성화로 자산이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영업 방식을 바꾼 것이 아니라 기존의 영업 방식에서 상품을 세분화해 안정적이고 수익률 높은 대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KB캐피탈은 주력인 자동차금융에 집중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한편, 중고차·렌트카 등 새 먹거리 창출에도 힘을 쏟았다.
이처럼 금융지주 내 캐피탈사들의 존재감이 나타나면서 지주 내 위상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각종 대출 규제 강화와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해 자동차 금융이나 기업·투자금융이 중요해지는 시기인만큼 캐피탈사의 활용도를 눈여겨 보고 있는 것이다.
신한지주의 경우 지난 6월 IB(투자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GIB(Group&Global Investment Banking Group) 그룹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에서 증권외에도 캐피탈과 신한생명 등을 끌어들였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기존에도 증권·은행 계열사들과 협업을 통해 중요한 거래에 참여해왔지만 앞으로는 자사가 GIB를 통해 좀 더 주도적으로 참여해 시너지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한국투자캐피탈은 같은 계열인 한국투자증권의 초대형IB 진출로 향후 협업의 여지도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캐피탈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의 업무가 앞으로 (기업금융에 한해) 일부 겹치는 부분도 있어 자사와 한국투자증권이 경쟁과 협력 관계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큰 거래에 있어서 신디케이트도 만드는 등 시너지를 내겠지만 앞으로 증권의 초대형IB 진출로 이런 경우가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KB금융의 경우 올 상반기에 KB캐피탈의 지분을 기존 52%에서 100%으로 늘리면서 완전한 한식구로 끌어들였다.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것은 지배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얘기로, KB금융 입장에서는 비은행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