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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투자업계를 ‘핫’하게 달궜던 브라질 채권이 최근 정치‧경제적 불안요소로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적극 영업에 나섰던 증권업계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한해 국내 주요 증권사의 브라질 채권 판매액은 약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판매액이 1조원대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무려 4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브라질 채권은 해외 채권 중 유일하게 환차익‧매매차익‧이자소득에 대해 모두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효율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관심을 끌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수익률이 70%대를 기록하면서 채권 투자가 낯선 투자자들에게도 인지도가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이 같은 인기를 타고 적극 마케팅을 펼쳐 왔다. 올 들어서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브라질 채권을 주제로 투자 설명회를 열었다.
문제는 올 들어 브라질 채권의 수익률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70%대까지 올랐던 수익률은 올 들어 10%대로 내렸다.
예금 금리보다는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올 들어 악재가 겹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취임 1년만에 뇌물 혐의로 탄핵설이 제기되면서 브라질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당시 브라질 채권은 며칠 동안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투자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탄핵설로 인한 정부의 레임덕이 가속화돼 연금 개혁이 지연될 가능성도 브라질 경제의 불안요소로 점쳐지고 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경제 불황도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 2015년부터는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3.8%를 기록했으며 이듬해에도 –3.6%로 연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단 올 들어서는 0.5% 정도로 일부 회복국면에 들어섰다.
이뿐만 아니라 헤알화 약세로 환손실율이 높아진 점도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저해시키는 요인이 됐다. 실제 지난달을 기점으로 브라질 투자 환손실율은 –9%대까지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기본적으로 브라질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악재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관점을 유지 중이다.
김혜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라질 경기는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났지만 재정 적자 축소를 위해 이후 연금개혁과 노동법 개혁 등의 시행 여부가 정부 펀더멘털 개선에 중요할 것”이라며 “대외 변수에 유의해야 하나 경제 성장을 위한 확장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브라질 금융기관은 M&A 등을 통해 자산 규모를 키우면서 국내외에서 채권 발행을 지속하고 있다”며 “브라질 은행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며 정부 지원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달러표시 채권은 절대금리가 낮지만 정부지원 가능성이 높고 환율 리스크가 낮아 매력적이라고 추천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정치적 불안요소로 환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대내외적 환경이 개선되면서 변동성을 감당할 대응 능력이 높아졌다”며 “가격 조정시 비과세 혜택과 고금리 캐리 수익이 기대되는 브라질 채권의 꾸준한 분할매수를 권한다”고 말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브라질 경제는 완만한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면서 대외 여건도 안정돼 헤알화 가치가 안정될 것”이라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유지되면서 환시변동성 확대가 우려돼 채권투자에서 외환 수익은 의미있게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는 내년 초 이후 동결로 이동할 전망으로 자본차익 기회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브라질 채권투자의 주안점은 고이자수익 및 비과세 혜택에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