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최고세율 22% → 25% 인상…2조3천억 추가 납부해야



투자를 늘리는 기업, 그런 기업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는 정부. 문재인 정부와 기업이 시작부터 엇박자가 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법인세 인하 경쟁을 하는 상황서 한국만 '나홀로' 증세가 이뤄지면서 설비 투자를 확대하려는 기업들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나아가 국내 기업의 자본유출, 해외이탈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법인세 최고세율 22% → 25% 인상

5일 국회는 법인세 과표구간에 3000억원 초과부분을 신설하고 이 구간에 대해 25%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행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은 200억원 초과로 22%의 세율을 부과해왔다.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세법개정안은 2000억원 이상 기업에 25% 세율과 비교했을 때 인상폭은 동일하고 대상 기업은 127곳에서 77개로 줄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과표구간이 신설되면서 총 77개 기업이 법인세 2조3천억원을 추가로 납부하게 됐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협의 과정서 과표 2000억 초과 기업에 대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4%로 1%P만 올릴 것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과표 2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법인세율을 10%에서 8%로 낮추는 방안도 관철시키지 못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법인세율을 35%에서 20%로 낮추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골드만삭스 알렉 필립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법인세 인하로 약 0.3%의 경제성장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 국내 기업, 설비투자 195조 돌파… 6년 만에 최고 

재계를 중심으로 대기업에 대한 증세가 단행되면서 기업환경이 나빠져 결국 국내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올해 국내기업들의 설비 투자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업 3670곳의 설비투자가 19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러한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다. 

산은은 내년에는 올해 투자금을 뛰어넘는 규모의 설비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는 대기업과 제조업이 설비투자를 견인했지만 내년에는 중소·중견기업과 비제조업 투자가 소폭 개선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이선호 센터장은 "기업들이 보수적 투자기조에서 탈피해 투자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 재계 관계자는 "새정부 출범 이후 법인세 인상은 예상했으나 기업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