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매출 증가·비용 절감으로 선순환 구조 전환'출범 1주년' SM상선, 안정적인 서비스로 3분기 영업손실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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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한국 해운업계가 아픔을 딛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해였다. 지난해 한진해운 사태로 위기를 맞았지만 올해는 선사들의 노력에 정부의 지원이 더해지면서 해운업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한진해운 이후 제1국적선사가 된 현대상선은 화주 신뢰 회복과 수익성 개선에, SM상선은 영업력 확대에 힘쓰면서 선사들의 기초체력 회복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22일 뉴데일리경제가 2017년 해운업계 주요 뉴스를 정리해봤다.
우선 국적 선사들은 한진해운 파산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쳤다. 국내 대표 원양 컨테이너 선사인 현대상선은 올 한해 화주 신뢰 회복 및 서비스 향상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현대상선의 이같은 전략은 매출 증가와 비용 절감이라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졌다. 현대상선 3분기 영업손실은 29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적자 규모가 약 2000억원이나 줄었다. 해운업 성수기인 3분기에도 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마친 뒤 1년 만에 손실액 규모를 크게 감소시켰다는 점에 만족해야 했다. 매출액은 1조295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0.1% 증가했다.
화주들의 신뢰가 회복되면서 처리물량도 늘어났다. 현대상선의 3분기 처리물량은 104만8203TEU로 전년 동기 대비 30만4631TEU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처리 물량은 299만3992TEU로 전년 동기대비 약 41% 늘었다.
운항 정시성 부문에서도 세계 1위에 올랐다. 운항 정시성은 계획된 출발·도착 시간을 잘 지켰는지 여부를 가리는 항목으로 선사들의 서비스 품질을 평가하는 척도다. 현대상선은 이 부문에서 지난 8월에 이어 10월에도 세계 정상에 올랐다. 조사 대상 상위 18개 글로벌 선사들의 평균(74.8%)보다 8.1% 높은 수치를 나타내며 신뢰도를 인정받았다.
또 다른 컨테이너 선사인 SM상선도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바탕으로 출범 1주년을 맞이했다. SM상선은 지난해 12월 삼라마이더스(SM)그룹이 한진해운 자산 일부를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3분기에 적자 탈출에는 실패했지만, 매출이 증가하면서 영업손실이 개선됐다. SM상선의 3분기 매출액은 1159억원, 영업손실은 108억원을 기록했다.
SM상선은 현재 미주와 아주, 중동에서 21척의 자사 선박을 운영하고 있다. 노선은 미주 1개, 아주 10개로 총 11개를 서비스 중이다. 내년 1월에는 우방건설사업과의 합병도 앞두고 있다. 초보 선사지만 글로벌 해운업계가 바라보는 시선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해운컨설팅업체인 드류리는 SM상선이 조만간 글로벌 20위권으로 진입한 뒤 중견선사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운시장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선사들끼리 힘을 모으기도 했다. 올해 말 현대상선, 흥하해운, SM상선, 고려해운 등 14개 국적 선사들이 참여한 한국해운연합(KSP)이 탄생했다. 다양한 이해관계로 인해 선사들의 협력 문제에 있어서 한계점도 존재하지만, 선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비용구조 개선과 사업성 강화에 나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도 뒤늦게나마 한진해운 사태를 통해 해운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정부는 최근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해 종합적인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내놓을 예정이다.
오는 2020년부터 시행되는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에 따라 친환경 선박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 정부는 2021년까지 연간 LNG 추진선 1~2척 등 총 9척의 LNG연료추진선을 발주한다. 내년 친환경·고효율선박 신조 지원 등 관련 보조금은 42억6000만원 규모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는 글로벌 선사들이 인수·합병(M&A) 이후 선복량 확대에 집중하면서 국적 선사들이 설 자리는 더욱 줄어들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세계 1,2위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와 스위스의 MSC는 각각 414만TEU, 313만TEU 선복량을 기록한 데 비해 현대상선은 41만TEU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