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표 사행성 공기업인 한국마사회와 강원랜드가 나란히 울상을 짓고 있다. 화상경마장(장외발매소) 폐쇄와 영업시간 단축 영향으로 올해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마사회는 지난해 12월31일로 서울 용산에 위치한 화상경마장의 문을 닫았다. 비슷한 시기 강원랜드는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로부터 카지노업 재허가 통보를 받으면서 카지노 운영테이블이 기존 180대에서 160대로 20대 축소됐고, 영업시간이 20시간에서 18시간으로 2시간 줄었다. 그만큼 마사회와 강원랜드 모두 전년에 비해 올해 매출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마사회와 강원랜드 등에 따르면, 마사회의 총 마권매출액은 지난 2016년 기준 7조7460억원이다. 이중 장외발매소에서 발생한 매출은 5조3505억원으로 전체의 70% 가량을 차지한다. 당시 마사회가 운영하는 화상경마장이 31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곳당 평균 17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그런데 지난해말 용산화상경마장 주변 학교에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 시민단체의 요구에 용산화상경마장은 결국 폐쇄되면서 올해 마사회의 매출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대전 서구 월평동의 화상경마장도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마사회가 오는 2021년까지 대체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자연 폐쇄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화상경마장 하나가 문을 닫더라도 기존 고객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근의 다른 화상경마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매출 하락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사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 용산화상경마장 폐쇄로 올해 매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용산화상경마장은 3개층을 운영했는데, 규모가 타지역보다 작고 영등포 등 인근 지역으로 기존 고객들이 흡수될 것으로 보여 전체 매출이 갑자기 나빠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경기가 좋지 않아 앞으로 몇년간은 매출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매출을 늘리기보다는 매출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고객 이벤트 등 다방면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랜드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말 문체부로부터 올해 카지노 영업시간 2시간 단축과 게임테이블 20대 폐쇄 조치를 당했다. 매출총량제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매출총량제는 카지노 등 7대 합법사행산업 기업들이 한해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를 말한다. 강원랜드는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매출총량제를 어기고 4725억원의 초과 매출을 올렸다.
카지노 영업시간이 2시간(10%) 줄면 매출도 10% 줄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판단이다. 강원랜드 연간 총매출이 1조6000억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로 강원랜드의 올해 매출이 1600억여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하나금융투자는 강원랜드 목표주가를 기존 4만1000원에서 3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나금융투자 이기훈 연구원은 "영업시간 감소가 실적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적용 시점부터 카지노 매출이 10% 내외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원랜드측은 카지노 부문 매출 감소분을 상쇄시키기 위해 리조트 단지 내 개발과 사계절 복합리조트 조성 등 비카지노 부문의 매출을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