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원 투자해 베트남 제 2의 항구 '야베'에 종합식품생산기지 건설, 올 7월 완공 예정연 6만톤 생산 능력 갖춰… 비비고 왕교자·김치, 가정간편식, 냉동식품, 육가공, 현지식 등 생산"현지식 접목한 한식으로 동남아 시장 확대 진출"
  • ▲ 노웅호 CJ제일제당 베트남 식품사업 총괄 법인장. ⓒCJ제일제당
    ▲ 노웅호 CJ제일제당 베트남 식품사업 총괄 법인장. ⓒCJ제일제당

    [베트남 호찌민 = 김수경 기자] '비비고'를 앞세워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CJ제일제당이 베트남에 짓고 있는 신공장을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에 한식 문화를 전파할 본격적인 채비에 나서고 있다. 

    뉴데일리경제는 CJ제일제당 베트남 법인이 자리잡은 CJ까우제 호찌민 공장에서 노웅호 CJ제일제당 베트남 식품사업 총괄 법인장을 만나 CJ의 베트남 시장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토대로 베트남에 진출해 냉장·냉동식품 중심의 신선식품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6년과 지난해엔 '킴앤킴(Kim&Kim)'과 '까우제(Cau Tre)', '민닷푸드(Minh Dat Food)' 등 베트남 현지 식품업체 3곳을 인수했다. 이후 70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내 제 2의 항구로 불리는 신도시 '야베' 지역에 이들 공장을 한 데 모은 
    최첨단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노웅호 법인장은 "신공장은 미래 성장을 이끌 K푸드 전진기지로서 베트남뿐만 아니라 동남아 시장에 한식 문화를 전파하는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오는 7월께 신공장이 완공되면 베트남 내 생산량과 매출 모두 현재의 3배 이상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공장은 
연간 6만톤의 물량을 생산할 수 있으며 현지식 제품과 함께 비비고 왕교자, 비비고 김치, 가정간편식(HMR), 냉동편의식품, 육가공 등을 생산하게 된다"며 "단순히 CJ제일제당의 대표 제품을 생산하기보다 현지 전통식품과 김치 같은 한식을 접목한 신제품 개발에도 집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 ▲ 노웅호 CJ제일제당 베트남 식품사업 총괄 법인장. ⓒCJ제일제당
    ▲ 노웅호 CJ제일제당 베트남 식품사업 총괄 법인장. ⓒCJ제일제당

  • CJ제일제당은 현지식 만두인 '짜조'에 김치를 넣은 '김치짜조'를 'CJ까우제' 브랜드로 선보였다. 베트남의 '
    여'라는 절임무 반찬이 한국의 '김치'처럼 보편화 돼 있는데다 한국식 '김치'를 먹어본 베트남 소비자들이 많아 맛과 식감에 대한 소비자 호응이 좋다는 설명이다. 향후 김치 반세오, 김치 스프링롤 등 한식을 접목한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현지 식품업체를 인수하면서 단순한 물리적 통합이나 CJ제일제당 식으로 모든 것을 바꾸기 보다 이들의 장점과 CJ제일제당이 만나 최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현지 직원들과의 융화, 상생, 협력 등을 조직문화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노 법인장은 "인수한 현지 업체 중 까우제의 경우 창립 34년이 넘은 베트남 국민기업으로 불리는 전통있는 회사였다"며 "까우제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많았는데 CJ제일제당으로 인수되면서 외국계 기업으로 모든게 바뀐다고 생각해 걱정이 많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에 외국 자본이 많이 들어오면서 외국계 기업들이 현지 업체를 인수 합병하는 과정에서 현지인을 무시하고 모든걸 다 바꾸는 사례를 많이 봤기 때문"이라며 "CJ제일제당은 사명을 CJ까우제로 바꾸고 까우제의 기술력과 브랜드를 존중하며 상생하는 방향으로 합병을 진행했고 베트남 현지 직원들로부터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현지 업체를 등에 업고 베트남에서 탄탄한 기본 입지를 갖추게 된 만큼 신공장이 완공되면 본격적으로 시장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 가공식품시장은 약 15조원 규모로 연평균 17%로 고성장을 기록, 음료(4조5000억원)와 유가공(2조6000억원), 상온·면(1조5000억원), 소스(1조1000억원) 순으로 시장이 형성 돼 있다. 냉장·냉동식품(냉동, 수산, 육가공 등)의 경우 6000억원대 규모로 다른 카테고리보다 규모는 작지만 연평균 20% 수준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CJ제일제당은 
    식품안전센터도 구축해 안전하고 위생적인 제품을 생산하며 철저한 식품안전 시스템도 갖춘다는 계획이다.  

    노 법인장은 "까우제 공장을 비롯해 베트남 내 식품 제조 공장은 지은지 오래 돼 노후화 되긴 했지만 식품 위생 안전 법규는 국내보다 까다로울 정도로 그 기준이 높다"며 "CJ제일제당 베트남 신공장으로 모든 공장이 통합되면 안전과 위생, 품질 등도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오는 2020년까지 베트남 식품 시장에서 매출 7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매출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베트남 현지와의 융화라고 생각한다. 베트남 문화와 시장을 존중하며 현지 직원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정착시켜 동남아 시장에서 한식의 세계화를 이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CJ제일제당은 
    글로벌 통합 브랜드인 '비비고'와 현지 브랜드인 '까우제', '민닷' 등을 3대 핵심 브랜드로 삼고 냉동식품과 육가공, 수산가공, 김치, 김·김스낵 5개 품목을 주력 제품군으로 선정했다. 이들 품목을 집중 육성해 전체 식품사업 매출의 70% 비중을 차지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싱가폴,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으로 수요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