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시장 28조, '미국+일본' 보다 커… "영토확장 준비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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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 의장이 지난 2015년부터 강조해왔던 중국기업의 경쟁력을 올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올해는 중국기업의 경쟁력을 더 높이 평가하며 중국을 경계해야 할 대상에서 벤치마킹해야 할 대상으로 시각을 달리했다.
8일 넷마블에 따르면 최근 개최된 '제4최 NTP(Netmable Together with Press)' 기자간담회에서 방준혁 의장은 "국내 시장에 중국이 몰려온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방 의장은 "1회 NPT부터 중국이 굉장히 빠른 경쟁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며 "우리도 이에 대해 대비를 잘 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많은 고민과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경고했는데, 이제는 현실이 됐다는 점에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중국기업은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벤치마킹하고 겸손한 자세로 경쟁력 있는 부분들을 배워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빅마켓 중 중국은 지난해 28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일본(14조 원)과 미국(13조 원)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모바일게임 시장점유율에서도 중국은 지난해 기준 38%, 올해는 4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 의장은 "중국이 굉장히 큰 폭으로 성장했는데 진출을 하지 못해서 답답하다"며 "올해는 잘 풀려서 중국시장에 빨리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올해 일본과 미국이 소폭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국은 좀 더 강한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기업은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현재 국내 게임 시장에 해외 기업이 빠른 속도로 진입하고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이 중국계 기업들이다. 중국 기업들은 국내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던 영역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중국의 작은 업체들의 경우, 처음부터 타깃 국가를 정해 현지화하고 마케팅에 주력하는 다양한 전략들을 펼치고 있다. 게임 시장이 작은 터키의 경우 현재 중국회사가 점령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이 한수 위라고 자평했던 게임 개발 역량 면에서도 중국은 상당히 높은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방준혁 의장은 "중국 게임은 기획·그래픽·게임 시스템 설계 등 모든 면에서 국내 메이저 게임사가 봐도 놀라울 정도로 높은 경쟁력 확보했다"며 중국의 게임 개발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스피드 경쟁력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다. 배틀그라운드를 벤치마킹한 게임을 불과 4개월 만에 출시할 수 있다. 국내 업체가 만들면 적어도 2~3년이 걸리는 새로운 대작 MMORPG도 1년 만에 만들어 낼 수 있는 정도다.
스피드 경쟁력은 다르게 얘기하면, 트렌드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고, 시장 변화에 따른 선점 기회를 많이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다.
스피드 경쟁력이 약한 넷마블은 이를 위해 선제적 대응 전략을 강화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넷마블은 콘솔·온라인 등 플랫폼 확장, 자체 IP 육성, AI게임 개발, 신 장르 개척 등 4가지 대응 전략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넷마블의 해외매출 비중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며 2013년 10%대에서 지난해 5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작년에는 ‘리니지2레볼루션’의 성공 등에 힘입어 해외매출 비중이 1분기 31%에서 2분기 52%, 3분기 71%, 4분기 68%를 기록했다.
넷마블은 리니지2레볼루션의 성공과 해외 성과에 힘입어 올해 중국·미국·일본 등 빅마켓을 공략해 매출 증대를 지속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리니지2레볼루션은 지난 2016년 12월 국내에 출시한 후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과 대만에 출시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넷마블이 달성한 매출 2조4248억 중 레볼루션에서만 1조원이 넘었다.
다만 중국시장은 지난해 3월 이후 국내 게임업체들의 중국 판호 발급이 중단된 상태로 리니지2레볼루션도 판호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넷마블은 중국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앞으로도 중국을 대상으로 한 투자 가능성을 항상 열어놓는다는 방침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앞으로도 개발사 등 중국 투자와 관련해 넷마블과 시너지가 있다면 투자는 항상 검토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