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액제·컨디션 비롯 음료 등 강점 흡수… 단숨에 1조대 매출
증권가 "시너지 효과 기대되지만 재무 부담 요인"
  • ▲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한국콜마
    ▲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한국콜마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 인수를 통해 국내 톱5 제약사는 물론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인수를 통해 한국콜마는 기존의 의약품 위탁생산에 더해 CJ헬스케어의 강점인 R&D역량과 기초수액제 분야 흡수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한국콜마의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000억원대에 불과한 한국콜마의 재무상황에서 이번 인수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를 통해 H&B(헬스케어앤뷰티)과 제약 부문 보유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CJ헬스케어의 주요 매출 부문은 H&B 사업부(건강음료, 식품)와 의약품(호르몬, 항암, 순환기계)이다.

    증권가에서는 인수를 통해 올해 한국콜마와 CJ헬스케어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81.3%, 130.1% 증가한 1조5000억원, 1547억원으로 관측하고 있다.

    CJ헬스케어의 매각이 추진되면서 업계에서 추산한 가치는 약 1조원대 였다. 한국콜마는 이보다 높은 1조 3100억원에 CJ헬스케어를 인수했다.

    한국콜마는 한앤컴퍼니와 함께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혀왔는데, 본입찰에서 낮은 금액을 제시하고도 고용 보장 등을 약속하며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콜마는 전체 사업비중이 화장품 70%, 제약 30%로 제약부문이 다소 뒤쳐졌었다. 하지만 대웅제약 출신인 윤동한 회장이 제약사업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으면서 이번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콜마는 2002년부터 의약품 위탁생산(CMO)을 통해 제약사업에 진출했다. 제네릭(복제약)을 중심으로 연고, 크림, 수액제 등을 생산해 제약사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제네릭 가운데도 퍼스트제네릭 개발에 집중하면서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퍼스트제네릭은 오리지널 제품과 다른 염, 개발 방법 등으로 특허를 회피해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한 복제약을 의미한다.

    여기에 CJ헬스케어가 가졌던 R&D역량, 영업력, '컨디션'과 '헛개수' 등을 포함한 H&B 사업부를 흡수하면서 단숨에 매출 1조원대 제약사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CJ헬스케어가 올해 출시할 예정이었던 역류성 식도염 치료 신약 '테고프라잔'으로 자체 개발 신약을 보유한 제약사가 되기도 한다.

    CJ헬스케어는 신약부문에서 구토 치료제, 비알콜성 지방간 치료제 등의 과제, 바이오의약품은 빈혈치료제, 수족구 치료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등의 과제, 개량신약은 당뇨·고지혈증 치료제,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 등 상당수 임상이 진행 중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인수를 통해 한국콜마가 장기적으로 얻을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CJ헬스케어 인수는 내용고형제, 연고제 중심의 콜마그룹의 제약 CMO(위탁생산) 사업이 바이러스 백신, 수액제제, 항암제까지 아우르는 R&D 포트폴리오 확보를 통해 글로벌 CMO 그룹으로의 도약에 시너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인수를 통해 상당한 재무적 부담을 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기준 한국콜마의 매출은 8216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콜마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76억원에 불과하다.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531억원), 콜마비앤에이치(384억원), 콜마파마(127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다 합쳐도 1000억원대 수준이다.

    서영화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는 한국콜마를 레벨업 시켜주는 요인임에 분명하다"면서도 "현재의 재무상황을 감안 시 상당한 재무적 부담 요인 또한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수는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되지만 재무적 부담 요인이 상당히 큰 상황"이라며 "휠라코리아가 아큐시네트를 인수했던 방식의 인수금융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국콜마는 미래에셋자산운용PEF, H&Q코리아,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의 재무적 투자자 (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콜마의 초기 지분율은 50% 미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한국콜마는 전날보다 5700원(7.35%) 오른 8만3300원에, 한국콜마홀딩스는 1300원(2.82%) 상승한 4만7400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