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점유율 하위권 롯데카드, 실적 악화에도 배당 확대롯데캐피탈, 롯데손보 배당 규모 각각 2배 이상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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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
오너 일가와 계열사가 대부분의 지분을 갖고 있는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가 배당 규모를 늘리고 있다.
특히 롯데카드는 시장 지위가 낮고 경영실적도 저조한 상태에서 배당을 늘려 눈총을 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22일 주당 290원씩 총 216억7400만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액면가 기준 배당률은 5.8%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자사의 경우 2016년에 처음 배당한 이후 2번째 배당"이라며 "배당성향이 높아진 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기업계 카드사의 배당 정책은 제각각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회계연도에 대해 1644억원을 결산배당을 하기로 해 전년도와 차이가 없었고, 비씨카드도 959억원으로전년대비 소폭 줄어드는데 그치면서 변화가 없었다.
전년도에 배당을 한 번 쉬었던 현대카드의 대주주들은 지난해 중간배당 373억8800만원을 비롯해 결산배당 194억원까지하면서 총 568억원을 챙겼다.
그럼에도 롯데카드의 배당이 눈에 띄는 것은 롯데카드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롯데카드는 그룹의 지배구조 이슈로 금융 계열사의 매각설이 빈번하게 언급되는 기업이다.
경쟁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며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스타트업 등에 투자를 하는데 비해 롯데카드는 시장 점유율 최하위로 업계 지위가 낮은 상태다.
그렇다고 이익을 많이 내 주주들에게 이를 환원할 여력이 큰 것도 아니다.
이미 지난해 3분기에 부실채권 등을 털어내는 '빅배스'를 단행하면서 당기순이익은 345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60.0%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9~12월) 실적 개선에 힘을 실었다 하더라도 배당을 늘릴만큼 전년보다 실적이 개선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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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같은 롯데그룹의 '배당 잔치' 현상은 그룹의 금융 계열사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공통 현상인데,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롯데카드까지 배당에 나서면서 주주인 오너 일가와 계열사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손보를 제외하곤 캐피탈·카드가 비상장사여서 배당금의 대부분은 오너 일가나 계열사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롯데캐피탈은 이번에 233억원 규모의 배당을 결정해 전년보다 133% 늘었고, 롯데손해보험은 100% 늘렸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캐피탈에 각각 93.8%, 22.4%의 지분을 갖고 있는 롯데쇼핑은 총 255억원이 넘는 돈을 챙겨가고, 롯데호텔은 캐피탈과 손보에 26.6%, 23.7% 확보해 68여억원을 배당 받는다.
오너 일가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약 3억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각각 1억6000만원씩 챙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