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도 '자동차 경적'' 들을 수 있어야… "진동으로 방향 알림"유퍼스트 이현상 대표, 노인성 난청 겪는 어머니 위해 제작"퀵스타터 3만달러 모금… 청각장애인에 희망 선물할 것"
  • ▲ 이현상 유퍼스트 대표가 청각장애인을 위한 넥밴드 '누구나 이어폰'을 시연하고 있다. ⓒ
    ▲ 이현상 유퍼스트 대표가 청각장애인을 위한 넥밴드 '누구나 이어폰'을 시연하고 있다. ⓒ


    어머니가 노인성 난청을 겪고 계신다. 오른쪽 귀가 잘 안들리신다. 차가 오른쪽에서 빵빵하면 왼쪽을 보시더라. 안되겠다 싶어서 보청기를 구입했다. 가격도 문제지만 24시간 꽂아써야하니 불편하다고 잘 안쓰신다. 

    특히 장애인처럼 보인다고 싫다고 하시더다. "보청기처럼 생기지 않았지만 난청을 겪고 계신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계가 있으면 어떨까." 청각 장애인을 위한 넥밴드를 만드는 스타트업 유퍼스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유퍼스트는 이현상 대표가 만든 12번째 스타트업으로 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MWC(Mobile World Congress) 2018'에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도움을 받아 전시장을 꾸몄다. 이 대표는 약 10년 간 국내 이통사의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다가 2000년대 초반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그는 스타트업을 만드는 자본금으로 50만원을 넘기지 않는다. 첫 번째 만든 회사는 자본금 50만원을 날렸지만, 두 번째 회사는 2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가장 오래한 사업은 11번째 사업인데 약 5년간 운영했다.


  • ▲ 유퍼스트는 MWC 2018에 중소기업진흥공단가 함께 참가했다. ⓒ뉴데일리DB
    ▲ 유퍼스트는 MWC 2018에 중소기업진흥공단가 함께 참가했다. ⓒ뉴데일리DB


유퍼스트가 만들어진건 2015년 2월이다. 그는 2014년 말 구글글라스를 활용한 원격 의료시스템을 외주로 받아 만들었다. 그러다가 청각 장애인을 위한 넥밴드가 중진공 창업지원금 공모에 당선되면서 유퍼스트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제품은 이어폰이 있는 '누구나 이어폰'과 이어폰이 없는 '누구나 넥밴드'로 나뉜다. 주요 기능은 자동차 경적이나 고함소리를 감지해 진동으로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넥밴드를 착용해 파워버튼을 켠 후 '+,-' 버튼을 눌러 소리의 기준을 설정한다. 소리의 기준은 반응하지 않아도 되는 주변소음을 말하는데, 기준 소리를 설정해야 경고음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누구나 넥밴드는 작년 말 크라우드 펀딩 웹사이트 퀵스타터를 통해 3만2000불을 모았다. 이번 MWC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전세계적으로 청각 장애인을 위한 넥밴드는 유퍼스트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유퍼스트의 철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걸 누구나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며 "이 말은 장애인도 불편한 생활이 아닌 일반인과 같은 생활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는 의미다. 청각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