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기 총괄부사장은 이 회장의 최측근으로 책임경영 강화 차원""최은석 부사장은 그룹 전략통으로 그레이트 CJ 비전 가속화"
  • ▲ 김홍기 총괄부사장(왼쪽), 최은석 부사장(오른쪽). ⓒCJ
    ▲ 김홍기 총괄부사장(왼쪽), 최은석 부사장(오른쪽). ⓒCJ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그레이트 CJ' 목표 달성을 위한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이채욱 부회장이 맡아 왔던 사내이사에 새 얼굴인 김홍기 총괄부사장과 최은석 부사장을 앉히고 등기이사 복귀 전 재정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CJ(주)는 이달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손경식 회장을 재선임하고 김홍기 총괄부사장과 최은석 부사장을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이채욱 부회장은 사내이사에서 퇴진했지만, 부회장직은 유지하기로 했다.

이채욱 부회장은 CJ대한통운 대표이사를 거쳐 2013년부터 CJ㈜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온 전문경영인이다. 이번에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쉬고 싶어했지만, 이 회장이 만류해 부회장직은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며 "등기이사직은 책임 경영을 하는 자리라서 사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이 회장 복귀 후 첫 정기인사에서도 건강상 문제로 2선 퇴진이 거론된 바 있다. 하지만 김홍기 총괄부사장이 공동대표로 승진하는 등 50대 경영인으로 큰 폭의 세대교체만 있었을 뿐, 이 부회장의 직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기존에 손경식 회장, 이채욱 부회장, 신현재 사장(현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던 CJ㈜ 사내이사는 손 회장, 김홍기 대표, 최은석 부사장 체제로 바뀌게 됐다. 이재현 회장에 대한 등기이사 선임 관련 안건은 이번 주총에 올라오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CJ가 이번 주총을 기점으로 이사회 멤버의 세대교체 뿐만 아니라 책임 경영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중요 인물들을 전진배치해 이 회장 복귀를 서서히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인사에서 공동대표로 선임된 김 총괄부사장과 함께 CJ㈜를 이끌어 왔다. CJ 측은 당시 "이 부회장은 오너를 대신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외부 업무 등에 보다 치중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은 주로 대외적 활동에, 김 총괄부사장은 내부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괄부사장의 어깨는 더욱 더 무거워졌다. 1946년생인 이채욱 부회장보다 19살 어린 김 총괄부사장은 이 부회장과 함께 이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김 총괄부사장은 2000년 제일제당에 입사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가까이 이 회장의 비서팀장으로 일했다. CJ㈜ 공동대표에 오른 뒤 전략 구상과 그룹 내부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역할을 해오면서 역량을 인정 받았다.

2020년 그룹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이 회장의 '그레이트 CJ' 비전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최은석 부사장은 그룹 내에서 '전략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최 부사장은 CJ GLS와 CJ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 등을 맡다가 신현재 사장이 CJ제일제당 대표로 이동하면서 경영전략총괄 자리에 올랐다. 경영전략총괄은 신사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곳으로 '그레이트 CJ' 달성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CJ 관계자는 "김홍기 대표가 이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본격적인 책임 경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은석 부사장도 경영전략총괄이라는 핵심 역할을 하다가 책임 경영의 의미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