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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자리에서 내려온지 꼭 일주일이 된 가운데 막바지 내부 국장급 임원 인사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부 출신 임원 2명에 대한 선임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례없는 금감원장의 퇴진으로 내부 인사 공백 우려가 붉어지고 있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부 임원 중 감찰실장과 IT·핀테크전략국장 2명에 대한 선임에 대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찰실과 핀테크전략국장 선임을 위해) 공모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며 "합격자가 결정된 상태로 현재 신원 조회나 처우 등 세부 내용을 조율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국장, 부원장, 원장 등 금감원 임원 인사는 직급에 따라 선임 방식이 다른데 해당 자리는 금감원장이 임명하는 자리다.
보통은 내부 인사들 중에서 선임하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최 전 금감원장의 결정으로 외부 공모를 거쳐 자리를 채우기로 했다.
문제는 갑자기 금감원장이 퇴진하는 바람에 금감원장이 공석 상태라는 데 있다.
최 전 원장은 채용 비리 연루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지난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하나은행 신입행원 공채에 지원한 친구의 아들을 추천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내부 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논란이 붉어진지 이틀만인 지난 12일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곧바로 유광렬 수석부원장의 직무 대행 체제로 전환됐지만 그가 임명권자로서 어디까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금융감독기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과 금감원 정관 등에 따르면 금감원 직원에 대한 임명권자는 금감원장이며 금감원장 부재시 수석부원장 등 직급순에 따라 직무 대행을 할 수 있다.
다만 최 전 원장이 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6개월만에 급작스레 사직한 것이 금감원 역사상 전례없는 사례여서 수석부원장 등 직무 대행 체제에서 인사 관여 여부를 할 것인지가 미지수인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수석부원장 대행을 하는 상태로 초유의 사태인데다 선례가 없어서 이럴 경우 보통 (인사 등에 대해) 어떻게 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더욱이 현재 금융당국은 향후 금감원장 선임에 대한 방침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 직무 대행 체제 아래에서 금감원이 쉽사리 인사 결정을 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의 의결과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통해 결정하고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금융당국은 갑작스런 금감원장 공백을 채우기 위한 차기 인선에 대해 구체적인 틀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헌재 초대 원장을 시작으로 최 전 원장까지 금감원은 11명의 원장을 거치면서 임기를 채운 원장은 손에 꼽는다. 그렇다해도 최 전 원장처럼 6개월만에 불미스러운 문제로 자리에서 물러난 사례는 드물다.
김용덕 전 금감원장이 2007년 8월 취임해 6개월여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기는 했지만 이 경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바뀐 영향이 컸다. 김 전 원장 사임 한 달뒤임 2008년 3월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김종창 원장이 곧바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