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45일 만에 첫 공식행보… 초대형 M&A 등 '빅딜' 관심 집중지멘스, BMW 등 주요 고객사 만나 현안 설명 등 '경영정상화'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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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공식 일정에 나섰다. 지난달 5일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45일 만에 유럽 출장길에 오르면서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26일 삼성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주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며 "신성장 동력 확보 및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와 미팅을 하기 위한 출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누구를 만나는지 등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멘스, BMW, 폭스바겐, 발렌베리 등 해외 주요 고객사를 만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 사외이사로 재직한 자동차 회사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지주사인 엑소르그룹 경영진을 만날 가능성에 무게를 실고 있다.이 부회장이 공식 일정에 나선 건 45일 만이다. 그는 석방 후 경기 화성 반도체공장 기공식, 삼성그룹 80주년, 삼성전자 이사회, 정기 주주총회 등 다양한 이슈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해외 경영현장을 첫 공식 일정으로 잡은 건 삼성의 해외 인적 네트워크가 흔들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이 부회장은 구속 두 달 만에 엑소르 사외이사에서 사퇴해야 했고, 외신들은 "삼성의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를 쏟아냈다.그가 유럽을 거쳐 다른 지역을 방문할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재계에서는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나오며 임직원의 70%가 외국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이 부회장의 출장에 대해 삼성의 대규모 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은 2016년 11월 해외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인 8조원을 투자해 하만을 인수했지만 이후 그렇다할 투자가 없었다. 때문에 이 부회장의 출장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태다.한편 이 부회장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만큼 대법원에 출장 사실을 별도로 알리지 않았다.업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언론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건 상고심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는 만큼 잠행이 계속될 것"이라 말했다. 삼성 관계자도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은 정해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