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 비용 국채발행·증세 불가피

  • ▲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남북공동선언인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남북공동선언인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남북정상이 판문점 선언으로 당초 의제에 없던 남북경협의 밑그림을 제시하면서 관련 부처가 비용 산출 작업에 들어갔다. 

민간·기관 등에서는 최대 추진 비용이 2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비축한 남북 경제협력기금은 1조6천억원에 불과해 실제 사업을 위한 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3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에 철도·도로 등 인프라 구축 및 경제특구 개발에 나설 때 향후 10년 간 최대 270억원이 소요된다. 국토연구원은 2013년 기준, 한반도 개발협력 11개 핵심 프로젝트 비용으로 93조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2014년 북한의 인프라 비용으로 150억원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15년 내놓은 '남북 교류 협력 수준에 따른 통일 비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남북한이 적극적인 경제협력을 벌인 뒤 2026년 통일할 때 2060년까지 총 2316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남북이 경제협력이 성사까지는 갈 길이 험난하다. 먼저 유엔의 대북 제재가 해제가 우선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인정받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가장 큰 고비는 재원이다. 북한이 사업비를 조달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남북 경협에 필요한 노동력을 조달하고 우리나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과거 개성공단 설립 당시 우리나라는 건설·도로·전력·통신망 등을 보급했다. 

산업은행은 과거 대규모 경협을 위해서는 남북협력기금 외에 대규모 개발 기금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냈다. 2005년 기획재정부는 중장기 남북경협 추진방안에서 2006년~2015년 경협 비용으로 60조원으로 내다봤다. 또 재원충당 방법으로 증세 13조 6640억원, 국채발행 16조 등을 제시했다. 

정부는 성급하게 남북 경협과 관련된 메시지는 내놓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미북 정상회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다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사업에 섣불리 메시지를 냈다가 시장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