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짧은 포토타임 내내 표정 어두워
  • ▲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공준표 기자
    ▲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공준표 기자


    '갑질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조현민 전 전무가 폭행 혐의 등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경찰 조사에서 의혹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는 1일 오전 9시55분쯤 서울 강서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검정색 에쿠스 차량을 타고 경찰에 출석한 조현민 전 전무는 취재진의 포토 라인에 선 약 3분 내내 어두움 표정으로 일관했다.

    조 전 전무는 물컵을 던졌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갑질 논란 초기에 혐의를 부인한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답했다.

    어머니 이명희 여사의 갑질 행각 보도에 대한 질문에는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외의 모든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만 수차례 반복한 조 전 전무는 제보자 보복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경찰서 내부로 들어갔다.

  • ▲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가 1일 오전 9시55분경 서울 강서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공준표 기자
    ▲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가 1일 오전 9시55분경 서울 강서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공준표 기자


    조 전 전무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진행된 광고업체 H와 회의 중 질문에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한 팀장 A씨 얼굴에 물을 뿌리고, 유리컵을 던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이 거세짐에 따라 경찰은 해당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으며, 조 전 전무에 대한 출국 정지 신청도 했다. 지난달 18일과 19일에는 각각 광고업체 H,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해 증거 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조 전 전무와 관련 임원 휴대전화 4대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정밀 분석했다. 이외에도 당시 회의실에 있던 광고업체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조 전 전무에게 적용된 혐의는 폭행 및 업무방해 등이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단, 조사 과정에서 특수 폭행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특수폭행은 2인 이상 또는 무기 등을 휴대하고 신체에 폭행을 가한 행위를 의미한다. 이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상습적으로 해당 행동을 지속한 경우에는 상습폭행죄에 따라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다.

    이번 소환 조사에서 경찰은 당시 조 전 전무가 회의실 내부에 있던 직원에게 물을 뿌리고, 유리컵을 던졌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이날 현장에는 땅콩회항의 피해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사무장은 "똑같은 얘기다. 단지 땅콩과 물컵으로 바뀐 것 뿐"이라며 "(조현민 경찰 출석을 보니)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보니 더 슬프다. 정말 비극의 한 가운데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