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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이 1분기 시황 부진에도 호실적을 거두며 순항했다. 2분기부터 운임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서는 올해도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팬오션은 11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440억원, 매출 565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7.6%, 8.1%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 역시 14.1% 늘어난 364억원을 달성했다.
달러화 기준으로 매출은 16.3%, 영업이익은 17.1%, 당기순이익은 21.4% 상승해 원화 대비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강세 영향으로 달러와 원화 사이 상승률 폭이 벌어진 것이다.
팬오션 관계자는 "시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에도 흑자를 내며 17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원가절감 및 영업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시장 상황을 보면서 혹시 모를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성엽 팬오션 사장도 올 초 신년사에서 "시장이 안좋은 만큼 안정적으로 견고하게 회사를 운영하겠다"며 리스크 관리를 강조한 바 있다.
팬오션은 건화물을 실어 운반하는 벌크선 매출 비중이 다른 선박에 비해 8배가 넘는 벌크선 주력 선사다. 벌크선 시황을 뜻하는 BDI(건화물선운임지수)는 글로벌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철광석과 석탄을 많이 수입하는 중국의 경기 영향이 크다.
이번 실적에도 이같은 영향으로 전 분기에 비해 원화기준 매출은 5.3%, 영업이익은 17.2% 각각 하락했다. 1분기는 중국 춘절 등의 영향으로 벌크 해운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손꼽힌다.
박성봉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부터 중국의 철강 가동률이 70% 중반 수준까지 회복될 전망이고 철광석 해상물동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부터 운임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4월 초 중국 춘절 등의 영향으로 948까지 하락했던 BDI는 11일 현재 1460을 기록하고 있다.
팬오션은 하림그룹 편입 이후 신규 진출한 곡물사업 부문에서도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7% 상승한 537억을 달성했고, 이번 분기에만 국내향 옥수수 물량 약 62만톤을 확보했다.
팬오션 관계자는 "현재 국내 곡물시장에서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견고히 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공급선 다변화와 취급 곡물 다양화 및 3국간 판매 확대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팬오션은 STX그룹의 부실로 지난 2013년 11월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회생절차의 조기종결을 위해 인수·합병(M&A)를 추진했다. 이후 2015년 2월 하림그룹-JKL컨소시엄과 1조80억원에 투자계약을 체결해 법정관리를 벗어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