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탐앤탐스 대표 횡령 혐의로 불명예카페베네·할리스커피 등 실적 저조에 매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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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앤탐스 로고ⓒ탐앤탐스


    토종 커피 황금기를 이끌었던 1세대 커피 브랜드들이 추락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커피시장을 선도하며 '성공 신화'로 꼽혔지만 시장 포화에 따른 무리한 투자, 오너의 횡령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1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이날 서울 강남구 신사동 탐앤탐스 본사 사무실과 김도균 대표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재무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전산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김 대표가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 대표는 탐앤탐스 프레즐 반죽을 공급하는 과정에 자신이 사실상 지배하는 업체를 거치게 해 마진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횡령한 자금액은 수십억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맨손으로 굴지의 기업으로 키운 1세대 창업주 김 대표가 불명예를 안게 된 셈이다.

1세대 커피 브랜드들은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이거나 주인이 바뀌고 있다.

카페베네 창업주인 김선권 대표는 창업 8년 만에 회사를 떠나야 했다. 지난 2014년부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카페베네는 2015년 말 결국 사모펀드 K3파트너스로 넘겨졌다. 카페베네는 설립 초기 배우 한예슬·송승헌 등을 모델로 기용하며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키워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승우 대표가 2015년 10월 새롭게 취임하며 실적 향상에 안간힘을 쓰지만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2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64억원에서 469억원으로 전년 보다 38.7% 감소했다.

할리스커피는 IMM PE로 주인이 바뀌면서 실적이 개선되긴 했지만 매각이 무산돼 여전히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남아있다. 주커피 역시 2009년 6월 토종 커피전문점 브랜드를 출범하고 가맹점 90호점까지 확장했으나 수익성 악화로 태영F&B에 매각되기도 했다. 

지난해 강훈 KH컴퍼니 대표의 사망하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다. 강 대표는 스타벅스커피 한국 론칭과 할리스커피 창업 카페베네 성공신화 등으로 커피왕으로 불렸지만 무리한 사업확장이 발목을 잡아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됐다.

1세대 커피 브랜드들은 한국 커피 산업의 외형을 급속하게 확장시켰지만 무분별한 확장과 차별화 전략의 부재로 무너지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사업 특성상 가맹점주가 임대료와 인테리어비 등을 부담하는 구조로 가맹 본사가 가진 자본이 적어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맹점 영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경우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

더욱이 대기업과의 자본력 싸움에서 밀리면서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
타벅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2634억원, 영업이익은 1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34% 증가했다.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도 2016년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중소, 중견 업체들까지 대기업들이 모두 진출해 있기 때문에 성공하기 쉽지 않다"이라며 "결국 오너의 난립 속에 무리한 사업확대와 욕심이 결국 위기를 자초했다. 피해를 받는 것은 가맹점주들"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