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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자동차, 철강 등 주력산업 생산이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사고 있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자동차 생산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5%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자동차 생산은 올 1월 1.8%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 지난해 10월(-17.3%), 11월(-6.5%), 12월(-29.2%), 2월(-19.6%)로 감소 일로다.
조선업 생산 역시 지난 2013년 5월 -11.9%로 감소세 전환한 후 5년동안 줄어들고만 있다. 올해 들어서는 1월(-9.2%), 2월(-32.2%), 3월(-24.6%) 모두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철강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11월 -5.5%를 기록한 이후 5개월째 감소세다. 12월(-12.3%)과 지난 2월(-14.5%)에는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고 3월에는 -2.7% 감소했다.
주력 산업의 생산감소세가 확대되면서 3월에는 광공업 업종 중 전달보다 생산이 감소한 업종이 증가한 업종 수의 3배에 달할 수준이었다.
지난 3월 광공업 전체 75개 업종 중에서 생산이 전달보다 감소한 업종은 55개, 증가한 업종은 20개로 생산증가업종과 생산감소업종의 비율을 뜻하는 생산확산지수는 26.7에 그쳤다.
이는 2014년 10월(25.3)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75개 광공업종 중 전달보다 생산이 줄어든 업종은 5개월째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3개월 연속 이후 역대 최장 감소 기록이다.
3월 제조업평균가동률도 전달보다 1.8%p(포인트) 하락한 70.3%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를 겪던 2009년 3월(69.9%) 이후 9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미래 신산업보다 현 주력산업 위기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KDI 경제동향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광공업 생산이 감소를 지속하는 등 제조업 경기의 개선속도가 조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은 기초소재, 기계, IT, 자동차 등 현재 주력산업을 근간으로 파생되기 때문에 주력산업의 위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력산업에 대해 지금보다 더 집중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며 산업정책의 무게중심은 조선업과 자동차산업의 예와 같은 사후 수습이 아니라 위기 가능성을 확인하고 예방하는데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