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동균 하이트진로 맥주 브랜드 팀장 "맥주처럼 맛있는데 가격은 반 값"… 입소문 타며 발포주 시장 확대"필라이트 제 3·4 브랜드 가능성도 있어… 혁신 거듭할 것"
  • ▲ 국동균 하이트진로 맥주 마케팅 팀장. ⓒ정상윤 기자
    ▲ 국동균 하이트진로 맥주 마케팅 팀장. ⓒ정상윤 기자

"처음 필라이트를 내놨을 때 누구도 잘 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죠. 하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무거운 육상동물인 코끼리가 풍선을 달고 날아간다는 필라이트의 황당한 콘셉트처럼,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출시 1년 만에 2억캔을 팔아치웠습니다. 필라이트의 혁신이 성공을 가능케 했습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수입 맥주와 크래프트 맥주의 공세 속에서 국산 신생 브랜드가 돌풍을 일으켰다. '발포주'라는 신개념 주종으로 도전장을 낸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로 시장 출시 1년만에 2억캔 판매를 돌파하며 국내 맥주 시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뉴데일리경제는 '필라이트'의 마케팅 수장을 맡고 있는 국동균 맥주 브랜드 팀장을 만나 '필라이트'의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국동균 팀장은 "국내에는 없던 발포주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2년 넘게 제품 개발에 매진했다"며 "이미 일본 시장에서 발포주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 노하우를 토대로 국내 시장의 니즈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내 맥주 시장에 수입 맥주가 쏟아지고 있지만 전체 맥주 시장 성장세는 정체돼 있다"며 "어려운 경제 상황도 맞물리면서 가성비 있는 주류의 시장 가능성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필라이트'다. 알코올 도수는 4.5도, 아로마호프 100%, 맥아와 국내산 보리를 사용해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지만 가격은 일반 맥주 대비 40% 이상 저렴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출시 초반만 해도 업계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국내엔 없던 '발포주'라는 개념과 '필라이트'라는 신규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다가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하이트진로의 전략은 적중했다. '맥주처럼 맛있는데 거의 반 값'이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폭발적인 반응이 일었다.

  • ▲ 국동균 하이트진로 맥주 브랜드 팀장. ⓒ정상윤 기자
    ▲ 국동균 하이트진로 맥주 브랜드 팀장. ⓒ정상윤 기자

    국 팀장은 "필라이트는 지난해 4월 말 출시 이후 20일 만에 초기 물량 6만 상자가 완판됐고 생산하기 무섭게 팔려나가는 등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며 "짧은 기간에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구매하는 것을 보고 필라이트 대박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의 성공을 발판 삼아 1년 만에 후속 브랜드인 '필라이트 후레쉬'를 내놨다. 기존 '필라이트'가 아로마호프를 사용해 깊은 풍미가 특징이었다면 '필라이트 후레쉬'는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라거 형태의 발포주다.

    현재 필라이트는 국내 주류시장 유통의 절반을 차지하는 음식점과 유흥 채널에서의 판매 없이 대형마트, 편의점 위주의 가정채널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현재는 국내 수요를 맞추기도 힘들어 국내 판매만 하고 있지만 가능성 있는 해외 시장도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

    국동균 팀장은 "발포주는 일본 맥주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중적인 주종으로 이미 자리잡았다"며 "국내에서도 이미 발포주에 대한 맛과 가성비의 시장 니즈를 충분히 확인한만큼 점차 시장이 커져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라이트가 
    그저 싸기만 했다면 이 정도로 잘 되진 않았을 것"이라며 "가격보다 맛에 먼저 집중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재구매가 계속해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라이트'는 출시 6개월 만에 1억캔, 1년 만에 2억캔을 돌파한 데 이어 현재도 꾸준한 판매 속도를 보이고 있다. '필라이트 후레쉬'는 출고한지 1달도 채 안됐지만 초반 2일 물량이 '필라이트' 출시 초기 한 달 물량을 넘어서며 또 다른 대박을 예고했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브랜드 '맥스'의 경우 출시 첫 해 월평균 20만~30만 상자, 출시 3년 만에 월 평균 100만 상자를 넘었다. '필라이트'는 출시 1년여만에 월평균 80만~100만 상자가 팔리고 있어 뜨거운 인기를 가늠케했다. '맥스'는 유흥채널과 가정채널 판매를 모두 합한 것임을 감안하면 '필라이트'의 인기는 가히 혁신적이라는 평가다. 

    국 팀장은 "국내 맥주 시장에 새로운 수입 브랜드가 계속해서 치고 들어오면서 상대적으로 국산 브랜드의 다이나믹이나 역동성이 많이 없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국산 브랜드 필라이트의 혁신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선도한다는 것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
    필라이트가 발포주의 일반명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시장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필라이트와 필라이트 후레쉬를 잇는 제 3, 4의 필라이트 브랜드가 나올 수 있도록 날아라 코끼리 정신을 담은 혁신을 거듭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 국동균 하이트진로 맥주 브랜드 팀장. ⓒ정상윤 기자
    ▲ 국동균 하이트진로 맥주 브랜드 팀장. ⓒ정상윤 기자